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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더욱 따뜻한

by 이혜연


작은 불씨로도 몸을 데울 수 있는 계절이 겨울이다. 손바닥만 한 귀마개가 얼마나 따스할 수 있는지, 출근길 급하게 나가는 신랑에게 휘뚜루 둘러주는 목도리가 북풍이 오가는 길에 커다란 방패막이되어줄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불 꺼진 어두운 공간만큼이나 두려운 게 사람의 온기 없는 집일 것이다. 텅 빈 겨울의 집은 시베리아 한복판보다 외롭고 쓸쓸해서 우주에서 오직 나만이 홀로 바람에 쓸려 나부끼는 먼지처럼 느껴지게 만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가슴 한편, 그리운 누군가가 아직도 남아있다면 그와의 기억이 군불처럼 홀로 된 자리를 데워줄지도 모를, 그런 겨울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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