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빛나던 햇살들

by 이혜연


3월의 마지막은 14년 전 신랑과 함께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인 날입니다. 사십여 년을 남남으로 얼굴도 모른 채 살다가 만난 지 3개월 만에 누군가 몇백 년 만에 돌아온다던 황금돼지해의 토요일 12시 시간대를 펑크 내는 바람에 급하게 날짜를 잡고 식을 올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얼렁뚱땅했던 결혼식을 한 후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연인처럼 설렜던 신혼이 지나고 힘들었던 연년생 육아를 하다 보니 강산이 훌쩍 바뀌어버렸습니다.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이 사람이 있어 참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안도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했던 우리의 시작점인 그날의 봄볕처럼 서로가 서로의 세상에서 따뜻한 햇살같이 눈부신 존재로 그렇게 남은 계절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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