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어떤 날

by 이혜연
평범한 어떤 날


바람이 매섭게 할퀴고

날카로운 비가 땅 위로

화살처럼 박히는 밤도

작은 집에 모여

서로의 오늘을 이야기하다 보면

포근한 어떤 날이 됩니다


당신과 나의 시간은

함께 하는 이야기만큼 깊어져

울타리를 만들고

처마를 드리우며


사나운 바람에도

날 선 비에도

따뜻한 둥지를 만들어

아이들의 웃음을 담을 수 있으니


어느 날도 그냥 주어지는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 아닌

신께서 특별히 주신

오늘임을 알기에

감사함으로 보냅니다


지난주에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신랑은 근육통과 미열을 호소했었다.

그럴 때는 마사지를 해주는데 머리와 목을 주물러주고 발바닥을 눌러주면 항상 좋아졌다고 했는데 이번엔 괜찮아졌다면서도 타이레놀을 찾아먹는 모습이 많이 아픈 것 같았다. 그렇게 일주일을 지나왔다.

오늘은 주말이라 아침부터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냐며 묻는데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운전을 못하니 평일에는 자주 못 나가는 나를 위해 주말은 항상 멀리 나가주는데 오늘은 어디 가지 말고 집에 있자고 했더니 마지못해 쉬겠다고 했다. 평소에 낮잠을 자지 않는 성격인데 아침을 먹고 조용히 안방으로 들어가 잠을 자는 것 보니 많이 피곤했구나 싶어 아이들과 다이소에 가서 퍼즐과 클레이, 색칠공부를 사고 늦게 들어왔다. 그 사이 깬 신랑이 코로나 간이검사를 해봤는지 양성이라고 한다.

그렇게 아픈데도 아이들을 위해 외출할 생각을 했다는 게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암탉과 병아리들을 지키는 수탉처럼, 꼿꼿이 고개를 들고 저 너머를 살피는 신랑에게, 오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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