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깊은 곳은 며칠 전의 눈이 오롯이 남아 있어 겨울 정취가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깨우기 전에 아이들이 먼저 일어나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입고 얼음꽃이 핀 아침길을 걷습니다. 투투투투 투투 툭 투투투투 투투 툭 걸음걸음마다 눈알갱이들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온 산을 흔듭니다. 거대한 산이 작은 발자국만으로도 몸을 떨고 소리를 받아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는 세상에 겨울 산은 오직 그곳에 들어선 자들의 노랫소리만 듣고 반응해 줍니다. 겨울, 우리는 어쩌면 겨울 산처럼 자신의 소리를 확성기를 켜듯 더 경청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한다면 속도를 내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전에 먼저 가고 싶은 곳,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게 맞는 것이겠죠. 고요한 겨울 산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가 온 산을 뒤흔드는 것처럼 내 안의 작은 아이의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이는 겨울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