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by 이혜연
우두커니

저기 멀거니

희뿌연 겨울 끝자락


마른 가지 위로

뾰루지처럼 솟아오른 봉우리들이

건조해진 1월에 구멍을 뚫고

연분홍 꽃잎에 물기를 대고 있다


무채색으로 낡은 시간들이

우두커니 앉아

저 멀리 봄을 바라보고 있다



1월이 힘없이 지나가버리더니 2월도 바쁘게 지나가고 있다. 어쩜 이리 빠른지 잡을 수도 없고 그저 우두커니 서서 스쳐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겨우내 말라있던 나뭇가지는 물길을 힘차게 빨아들이며 새 잎을 내려하는데 멍하니 세월이 비켜가는 지켜보는 나는 무엇을 꽃피워야 할까 오늘도 고민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이름은 빨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