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아침

by 이혜연
신선한 아침

작고 보드라운 머리가

잠결에도 엄마 숨소리를 따라

포옥 안겨오는 아침


커튼을 밀고 들어서는

작은 햇살 줄기들을

두툼한 손으로 가리고

아직 온전히 깨지 않은 채

포실포실 품으로 안기는 아이를 안고

행복한 아침 숨을 쉬어본다


어쩜 이리 숨소리도 이쁘니

어떻게 이렇게 향기롭게 피어나니

행복이 절로 품으로 들어오니

아침도 신선하구나



예전에 어른들이 남자아이 둘을 키우면 그중에 하나는 딸노릇을 한다고 하셨는데 우리 집 둘째는 여자애 못지않은 애교쟁이입니다. 속눈썹도 길고, 눈웃음도 환상이고, 언제나 잘 웃습니다. 소리 없이 수줍은 듯 웃는 첫째와 달리 둘째는 웃을 때도 꺄르르륵하며 자지러지게 웃습니다. 예쁜 구슬이 맑은 숲 속을 춤추듯 굴러가는 모습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그런 둘째는 애교도 많아서 잘 때도 꼭 안고 자고, 깨서도 항상 작은 팔로 꼭 목덜미를 안고서 뽀뽀를 해줍니다. 문제는 언제나 제가 옆에 있고 없고를 너무 잘 파악해서 새벽에 일어나면 5분도 안돼서 깨서 나와서는 자기를 재워달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그런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는데 요즘은 둘째를 안아서 다시 재우고 새벽에 할 일을 마저 합니다. 오늘은 첫째와 둘째 그리고 저 셋이서 포켓몬카드 뒤집기 게임을 하는데 어찌나 재밌어하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습니다. 게임이라야 뒤집어진 카드를 랜덤으로 골라서 점수가 많은 쪽이 이기는 건데 엄마랑 해서 그런지 너무너무 재밌어했습니다.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걸 보면 놀이라는 것, 몰입이라는 것도 별거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저도 어렸을 때 제 팔뚝보다 큰 무쇠가위로 종이 인형을 오리거나 엄마가 옷을 깁고 남은 천으로 이것저것 인형옷을 만들어본다든지 골무를 따라 만들어보던 일로 하루 해가 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EBS에서 놀이의 힘이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학습을 잘하려면 오히려 놀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천상병 시인처럼 이 세상을 소풍처럼 놀러 온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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