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어디로 갔을까

by 이혜연
토끼는 어디로 갔을까

휘영청 밝은 달은 구름과 함께 사라지고 하늘의 주인을 잃은 소망들은 눈물처럼 비로 떨어집니다. 예전엔 보름날 골목길에 나서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내 더위!'라고 말하고 도망쳤었는데 요즘은 이런 말로 서로 장난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 듯합니다. 예전 풍습들이 하나 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 해를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나갑니다. 이루고 싶었던 것들은 하나 둘 초석을 만들어가고 있으신가요? 익숙함이 편해서 어쩌면 소망을 하는 일조차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욕망하는 한 우리는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하고 나태한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무거운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려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소망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런 죄책감과 나태함을 탓할 이유가 사라지니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마지막엔 아무것도 할 수없을 거라는 무력감으로 남아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저 달을 빌어서라도, 비에 젖어 뜨지 않는 휘영청 밝은 달을 상상해서라도 우리의 욕망을 소망해야 합니다. 내 안의 주저함과 싸워 일어서야 하고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밀려오는 두려움과 싸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나 자신의 것으로 채워갈 때 당신이 꿈꾸던 소망이 모두 이뤄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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