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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Aug 20. 2024

햇볕 쨍한 날의 눈물

햇볕 쨍한 날의 눈물



개여울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눈물 버튼이 되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김소월 시인의 개여울은 가사 하나하나가 그림으로 그려지는 노래입니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그 위에 별빛처럼 반짝이다 사라지는 윤슬의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제겐 개여울이 그런 노래입니다. 햇살 속에서 더욱 눈물이 나는 곡입니다. 생의 한가운데서, 그림자 없는 정오의 거리에서, 아무런 근심이 없지만 존재의 가벼움에 흔들리며 걷는 어느 골목에서 홀로 강가에 서있는 스스로를 느끼게 됩니다.


여름의 기세가 아직도 강하지만 잠을 놓친 새벽녘에 바람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수레바퀴는 멈추는 법이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가만히 흘러가는 세월 속에 굳이 잊지말아야할 것이 있었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다 잊어도 무방할만큼, 그렇게 훌쩍 흘러가버려도 미련없이 자리를 떨쳐 일어날 수 있을 만큼 그만큼의 오늘을 살아야겠습니다.



https://youtu.be/WrX5YFwn5us?si=uUckxd8lfQg8o7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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