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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억

by 이혜연
겨울 추억

하얀 침묵이 세상의 번잡한 소음을 토닥이며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겨우내 마른 팔로 벌벌 떨던 나무들은 하얀 솜 옷에 낯빛이 환해지고 하얀 길 위로 겨울이 걷는 소리가 뽀드득뽀드득 울려 퍼진다.


아이들과 오래간만에 캐리비언 베이를 방문했는데 함박눈이 쏟아졌다. 따뜻한 물속에서 바라보는 설산의 모습과 하얀 눈송이들의 군무가 새삼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겨울 왕국 한 복판에서 눈꽃이 추는 춤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진 것이다. 올 해는 눈이 유난히 적다고 생각했는데 설을 앞두고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예전에 설에 눈이 많이 오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 된다고 했는데 어려운 요즘, 새로 시작되는 2025년에는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이 내리길 기도해 본다.


눈이 오는 에버랜드



눈이 쌓인 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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