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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by 이혜연
눈이 부시게

하루를 눈이 부시게 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우선은 기분 좋게 잠에서 깨는 것.

나를 밤새 안아주던 신랑의 팔을 풀고 새벽녘 엄마를 못 잊고 기어이 내 곁으로 와서 자고 있는 둘째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


정갈하게 차린 아침밥상에 앉아

오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늦은 아침,

커피 한잔.

책을 좋아하는 첫째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하기.

새벽에 시작한 그림을 마무리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점심 먹기.

집안의 문을 활짝 열어

새 공기를 채우는 것.

걸레를 빨아 무릎을 꿇고

집안 곳곳을 청소하기.

신랑이 좋아하는 저녁을 차리고 수고했다며 안아주기.

겨울에도 싱그럽게 빛나는

반려식물들에게 물 주기.


아주 사소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들이 때로는 삶을 더 눈부시게 만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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