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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han Mar 11. 2024

6. 미국 문화 그리고 직장 적응기

6. 풀타임, 파트타임, 컨트랙터... 정규직, 알바, 프리랜서

풀타임과 컨트랙터 그리고 파트타임은 한국의 개념과 많이 다르다. 한국의 정규직이 바로 풀타임과 일대일로 매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법적인 세세한 부분은 잘 모르지만 살면서 배우고 느낀 점은 이렇다.


먼저 풀타임은 주 40시간을 일한다는 뜻이고 Benefits이 보통 같이 따라온다고 본다. 의료보험 고용보험 등등이 같이 오는 것이다. 미국에선 의료보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의료보험이 없으면 정말 아프면 안 된다. 뭐 사회보장성 프로그램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 말은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가족 중 누가 잡을 잡았다고 했을 때 "풀타임이야"라고 묻는 것은 사실 의료보험 있어라고 묻는 것이 가장 크다.

그리고, 풀타임과 파트타임은 주 40시간을 일하느냐 마느냐의 차이이다. 그런데 이는 각 계약조건에 따라 Benefits이 따라올 수도 있고 따라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일주일에 3일을 일하면 의료보험이 따라올 수도 있지만 이틀을 일하면 의료보험이 따라오지 않는 그런 식이다. 이는 주마다 그리고 계약마다 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인한 컨트랙터는 한국의 프리랜서와 비슷하다. 나는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외부인이다. 보험이든 뭐든 나 스스로 하는 것이다. 보통 컨트랙터는 돈을 더 많이 받지만 보험료 등은 개인이 알아서 신고해서 내는 방식이다. 한국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의 보험료는 한국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보험 없이 의사를 만나면 정말 큰돈을 쓸 각오를 해야 한다.


여기까지 보면 사실 정규직과 풀타임은 한국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은 at-will employment라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정규직은 쉽게 잘리지 않는다. 명퇴라는 것이 있고 망신주기 등이 있어 나가게 만들기는 하지만 버티는 방법 등이 존재한다. 한국 공기업 근무할 때에 그 당시 정부에서 공기업 선진화라고 하며 희망퇴직, 명퇴 등을 통해 몸통을 줄이려고 했다. 그렇게 몇몇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어떤 상사는 망신을 감수하고 출근을 했었다. 책상이 없어지고 업무도 없어지고 점심도 혼자 먹게 하는 등 정말 비인격적인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칼바람이 지났고 그때 버틴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물론 한직으로 옮겨졌지만.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고용주는 언제든 고용인을 내보낼 수 있다. 특히 우리 분야에서는 아침에 통보받고 그날 컴퓨터를 반납하고 집에 가는 방식이다. 어제 같이 회의했던 친구가 다음날 회의에 안 들어와 물어보면 그 친구 잘렸어라고 하는 것이 이곳이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회사 자료 보안을 이유로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그리고 잘리는 방식에는 layoff 와 fire 가 있다. 한국에선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미국에선 이 둘은 천지차이다. 소위 해고(fire)는 무능력이나 어떤 큰 잘못을 저질러서 잘리는 것이기에 아무런 혜택이 없고 앞으로 직장을 구할 때도 문제가 생긴다. 많은 미국 회사들은 백그라운드 첵이라고 하여 기존 다니던 회사에 전화를 넣기도 한다. 하지만 layoff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직원을 내보내는 것이다. 사업방향이 바뀌거나 아니면 회사사정이 좋지 못하여 많은 이들을 한 번에 내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나갈 때 위로금을 지급하거나 보험 등을 일부 유지시켜 주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곳에 취업 시 크게 영향이 없다. 한국의 정리해고와 상당히 비슷하지만 한국의 선입견과는 다른 이유는 이곳에선 워낙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의 퍼포먼스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서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뭐 또 이런 유연함은 고용인도 마찬가지다. 그만둘 때 보통 2주 전에는 매니저에게 말하는 것이 예의 기는 하지만, 그날 그만둘 수도 있다. 그냥 이메일로 그만둘게라고 해도 문제는 크게 없다. 뭐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당장 사람이 필요한 매니저들은 팀원들이 떠날까 봐 잘해 주는 경우도 있고 팀원들은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생각에 평소에도 공부를 하거나 인터뷰를 준비하기도 한다.


여하튼 인턴을 마치고 컨트랙터로 일하기 시작한 나는 당연히 의료보험이 없었다. 아내도 파트타임으로 일했기에 우리 의료보험이 없었다. 그 당시엔 의료보험 등록이 의무가 아니었고 아직 젊기에 크게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우린 의료보험을 들지 않았다. 만약 개인적으로 보험을 든다면 그 금액이 너무 크기에 아파트를 구할 수가 없었고 우린 아파트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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