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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히려 더 좋다 Aug 31. 2023

 독일 아파트 :주차장 비용은 별도로

아파트 주차장에 월세 개념을 도입하면 어떨까?


차량 네 대 있으면 월 주차비 62만 원이라고요?

우리나라 아파트들이 주차 형평성 문제로  골치가 아픈 모양이다.


복잡한 시내에서는 주차를 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그 비용에 해당하는 만큼 차별성(특혜)이 존재한다.

이 차별성은 상대적으로 쉽게 주차장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보증) 한다.


아파트 내 주차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약간 재미있어진다.

비용을 지불했으나 특혜가 없다.

그 이유는 분양권에 포함된 누구나 똑같이 차별성이 없는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차가 있어나 없거나, 혹은 한 대 있거나 여러 대 있거나,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공평하다고는 할 수 없을 듯하다. 차를 한 대도 운영할 필요가 없는 세대를 가정할 경우,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 공평성은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경제적 효용 공평성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차별성을 만들어 비용을 달리 책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아파트 주차 문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듯해 보인다.

우리 경험을 바탕으로만 생각해 보아도 그렇게 보인다.


하루 중, 주차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는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날이다. 차들이 이미 주차장소를 다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평행 주차까지 해버린 상태라 마땅한 주차 자리를 찾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조금 과장하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주차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를 하면서...  뺑뺑이를 몇 바퀴 돌다 보면 욕지거리가 입 밖으로 나오기 십상이다.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왜? 이리 주차장소가 모자라는지...


아파트 분양 설명서에는 가구당 두 대 이상의 넉넉한  주차공간이 준비되어 있다고 분. 명. 히. 쓰여 있었다.

거짓은 절대 아니었다.  세대수와 주차공간 숫자를 비교하면 얼추 비슷한 결과가 분명하게 나오니 말이다.


내부적인 원인을 추측해 본다면....

세대별로 보유한 차량 숫자가 두 대 이상인 가구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생활 패턴을 고려하면 차량  두 대 정도를 운영하는 것이 그리 어색해 보이지는 않는다. 두 대 이상을 운영하는 것이 그나마 정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두 대 이상을 운영한다면.... 주차 문제에 있어서 이웃에 민폐를 끼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다른 사람의 기회 공평성을 침해하는 만큼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함이 마땅할 것으로 생각된다.

 

외부적인 원인을 추측해 본다면...

외부 차량이 유입되어 주차공간을 불법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외부 차량의 불법 점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필요시 비용을 부과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으면 될 듯하다.


우리가 살았던 아파트의 경우 주차난을 유발하는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첫 번째,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아주 영업력이 특별히 뛰어난 사장님(아니겠지요... 설마)이 아파트 주차장에 차량을 여러 대 가져다 놓고 렌터카 픽업 장소로 아파트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 아는 뛰어난(?) 도덕성과 기발한(?) 영업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두 번째, 캠핑카로 몇 개의 주차장을 차지하고 이동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지극히 몰지각한 분들이 있었다. 캠핑은 시골이나 해변 등 경치 좋은 시골에 가서 해야지 왜 주차장에서 하는지 모르겠다. 주차 스폿을 두세 개씩 잡아먹으면서  캠핑카는 오랫동안 꼼짝도 않았다. 캠핑을 가지도 않을 거면서 캠핑카는 왜? 사서 민폐를 끼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세 번째, 주상복합아파트였던지라... 주거지역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지하연결통로를 통해 쇼핑몰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파트 보안 문제와 연결되어 한동안 심각한 문제이기도 했다.


네 번째, 공항버스정거장이 지근거리에 있어 공항버스 이용자들이 주차장을 자기 집 주차장처럼 사용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 역시 보안 문제와 연계도 되었지만 내부 세대원의 협조(?)가 더 큰 문제이기도 했었다. 친척이나 지인 방문이라고 하면 그냥 출입 차단기를 열어주는 허점을 이용하는 상습적인 사람들도 많았다고 했다.


가장 큰 원인은 예상대로 두 대 이상의 차량을 운영하는 세대가 많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외부적인 원인이야 차단하면 그만이겠지만, 내부적인 원인 해결 방안이 쉽지 않은 듯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한다.


단순히 비용만 과하게 부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닌 듯해 보인다.


주차장에 아주 날렵한 외제 스포츠 카들이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채로...

오랫동안 죽은 듯이 잠을 자고 있었다.

동면에 들어간 개구리처럼... (요놈들이 렌터카 차량들이었나?)


독일 아파트 계약(월세)이 참 특이하다.

우리의 그것과는 다름 부분이 많다.

비용계산에 오해 소지가 다분한 만큼, 처음 독일에서 계약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쪽에  월세 비용이 천 유로에서 사천 유로 정도에 해당하는 네 가지 광고로 예를 들어놓았다.


월세 구성은  순수한 집세(Net rent, Kaltmiete)와 추가 보조비용(Ancillary cots, Nebenkosten)의 합산(Total rent, Gesamtmiete)으로 이루어진다.


예시 1) €1020+€200=€1220(합산)+€40(주차장, Gagrage/Stellplatz)

예시 4) €3900+€480=€4380(합산)+€490(주차장, Gagrage/Stellplatz)


합산이면 말 그대로 합산 이어야 하는데....

그게 끝이 아니고...

주차비용을 추가해야 우리 개념상 진정한 합산이 되는 것이다.

주차공간 비용이 저렴한 아파트의 경우 적게는 40유로, 비싼 아파트의 경우 490유로 정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보조비용에는 보통  난방 비용과 쓰레기 처리 비용 등이 포함된다.

월세 비용구성 : 예시 1)  주차장 비용 €40과 예시 2) 주차장 비용 €100
월세 비용구성: 예시 3) 주차장 비용 €150과 예시 4) 주차장 비용 €490


주차장은 당연히 아파트 세대소유에 해당하는 지정주차장이 할당된다.

지정 주차장이 아닌 곳에... 주차하면 즉시 빗발치는 전화를 받게 될 것이다.

당연히 내용은...


 왜?


내 자리에 네 차를 세우냐?

빨리 치우라고...


지정 주차장은 진정(?)한  내 것이다.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주차할 수가 없다.

물론 아무도 내 주차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이웃)에게 세를 놓을 수도 있단다. (독일인 이웃이 알려줬다.)

차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약간의 용돈 벌이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내 주차 문제로 골치 아파할 이유가 전혀 없다.

내 차를 내 주차 스폿(spot)에...

주차장이 질서 있고 깨끗하다.


문제가 하나 있기는 있다.... 친구가 방문할 경우... 아파트에 친구 차를 주차할 곳이 없다.

주변 유료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오라고 해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독일인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작은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 아파트도 독일처럼 세대소유 지정주차장 월세 제도를 도입하면 좋겠다.


아파트 설계 시 반영한 가구당 한(두) 대 정도 기본 지정주차장을 아파트와 함께 세대별 소유로 분양하면 될 듯하다. 주차공간이 더 필요한 사람과 덜 필요한 사람은 각자 알아서 주차장 월세 계약을 해서 사용하면 될 일이다. 차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주차장 비용에 대한 공평성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월세 비용이 주차장 소유주에게 직접 돌아가는 것이니... 조금 더 경제적 마인드로 고려해 볼 가치도 있어 보인다.


각자 소유의 주차장은 알아서 자전거를 세우든... 캠핑카를 세우든... 적어도 주차용도로만 사용한다면... 맘대로 한다 한들 아무도 상관하지 않을 일이다. 지정 주차장 외에는 차를 세울 수 없기 때문에 깨끗하고 쾌적한 주차질서 확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제도를 도입하는데 뒷골이 땅기는 큰 걸림돌이 하나 있어 보인다.

독일처럼 다른 사람의 차량 방문이 적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방문객이 알아서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방문을 하거나...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오거나....

독일 내 우리가 살던 아파트는 세대별 한대 지정 주차장이 있어 차를 가지고 방문하는 독일 방문객을 본적이 거의 없었다. (독일인 이웃을 살펴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고유문화가 친지 간의 빈. 번. 한. 방문인데...

한정된 지정석 외에는 차량을 세울 수가 없다면...

여분의 주차장을 미리 세 얻어 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불편함이 클 듯하다.

(돈으로 다 해결 가능한 것 같아 아주 찜찜하다.)


지속적인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세대별 소유 지정주차장 도입을 고려해 봄직하다.

독일에서 이미 검증된 자료도 많이 있으니 참고하면 될듯싶다.


지금은.... 잠시 상상으로만 가능하겠지만...



이전 글도 잠시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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