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février , 2023
살면서 자연스럽게 노인과 아이, 약자에 대한 배려를 알게 하는 환경
다른 것은 틀린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인정하는 태도
기본적인 매너와 배려가 스며들어있는 곳이라 살면서 이곳은 한국보다 스트레스가 덜하다
아무리 서류처리 + 행정이 느려도
고장난 커튼을 수리하러 온다고 했던 사람이 일주일째 오지 않아도
카드 비밀번호를 우편으로 받아서 atm기에서 처음으로 입력을 해야지만 활성화를 할 수 있어도
여러가지 단점이 참 많은 나라지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대로 살아도 늦어지는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돼서 좋다.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관광지이자 미식의 도시지만 그 이전에 이 나라가 혁명으로 일궈온 역사들을 살펴보면이들이 만들어낸 문화는 참 거대하고 흥미롭다.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제도를 바꾼다고 하니 한 달에 한 두 번은 꼭 대규모 파업을 열면서 모든 대중교통을 중단시키는 것도 긍정적인 의미에서 대단했다.
프랑스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이렇게 해도 아마 정부는 들어주지 않을거라고 한다.
그래도 이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냥 한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이지만 결코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는 문화와
여유롭고 느린 태도, 늘 바깥을 향해있는 레스토랑의 테라스 문화도
개인의 '옳은' 권리와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에서 비롯했는지도 모르겠다
식사가 맛있는 이유도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없던 여유를 배우는 중이기에 이곳에서의 시간은 특별하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뼈저리게 배우고 있다
나의 잘못이 아닌데 나의 잘못이 될 때에는 이방인으로서 서럽지만 그럴 땐 내가 미국에서 배운 태도인
'꿋꿋하게 물러서지 않기' 권법을 사용해서 버티면, 느리지만 어떻게든 해결된다
그런 와중에도
센 강 변에 걸터앉아서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눈을 감고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러다가 지루해지면 바로 옆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에서
19세기 화가들의 작품에 둘러싸여서 온몸으로 행복해하는 일은
프랑스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프렌치에 대한 편견도 참 많지만 내가 만난 프렌치들은 친절하고 따뜻했다
지난번에 들어간 동네의 작은 비누 가게에서는
사장님이 나를 붙잡고 10분동안 이 비누의 향과 효능에 대해서 불어로 설명해주시는데
반은 알아듣고 반은 못알아들었지만서도 마냥 즐거웠다
언어에 대한 자부심도 듣던대로 대단하지만 내가 프랑스어를 잘 못한다고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영어를 하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방구를 뀔 뿐이다 (못 알아듣겠다는 뜻이다)
내 담당 은행 직원분은 내가 은행을 갈 때마다 불어가 얼마나 늘었는지,
친구는 많이 사귀었는지 체크해주실정도로 친절하시다 그래서 나는 프렌치들도 좋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나도 영화속 에밀리처럼 열정넘치게 살고 있지만
내가 에밀리와 다른 점은 죽어도 번역기 화면을 보여주거나 음성을 통해서 들려주지 않는다는 것,
그건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일단 내가 아는 불어로 최대한 말해보고 못알아듣는 눈치면
얼른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고 그 문장을 통째로 외워 기어이 나의 문장으로 말한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어떻게든 통하게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