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

by 유별



외로운 내가 좋다.

부족한 내가 좋다.






토끼풀을 지나치지 못하고 쪼그려 앉는다.

혼자 걷는 산책길에도, 초등학교 운동장에도, 카페 화단에도 피어나

어김없이 발길을 붙잡는다.

그윽히 내려다본다. 이파리 한 장씩 눈으로 더듬어본다.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어쩌면 토끼풀이 그곳으로 나를 이끈건지도 모르겠다.

딱히 네잎클로버의 행운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토끼풀을 만나면 그래야할 것 같다. 들여다봐줘야 할 것 같다.

토끼풀만 바라보는 그 시간이 좋다.

토끼풀과 나만 남겨진 그 순간이 좋다.







어느 한 가지에, 한 사람에 몰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이다.

나는 내가 닫힌 문을 열고 그 틈으로 바람을 맞이하는 사람이라서

바쁘더라도 멈춰서 내가 아닌 다른 대상에게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다.


외로우니 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부족하니 채우고 단련할 수 있다.


또한, 살아있다.


순간순간이 구슬로 엮여 보배가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