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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Sep 01. 2022

적성, 있기나 한 것인가?

평범한 인간의 평범한 삶

적성을 찾는 것이 이번 생에 가능할까? 수렵채집인의 유전자를 받은 인간이 대학교 포함 15년 남짓한 교육을 받는다고 틀에 박힌 직장생활이 적성에 맞게 될까?

학창 시절부터 노력은 하지 않고, 적성에 맞는 일을 포기했던 나는 그 대가를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적성에 1도 맞지 않고 이곳이 지옥이고 삶은 고행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지금 와서 다른 일을 한다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안 좋아질 것을 알기에 꾸역꾸역 출근을 해내고 있다.

하기 싫은 일을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워라벨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되며,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들 한다.

그래서? 도대체 적성에 맞는 일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데?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나 하면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진리이고, 역사 속의 모든 범인들처럼 인생을 고통으로 여기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일터에서는 항상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이고 집에서 쉬는 날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내일 또 출근해서 해결되지 않는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아닌 마음 전체가 무겁다.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아 보이는 데 나만 이런 것 같아, 일 자체의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처럼 느껴진다.

나 같은 사람이 다른 일을 해본들 잘할 수 없을 것 같고, 새로운 일을 할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다. 직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고통이 따르고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가 되려면 적절한 훈련만이 아닌 몰입과 한계점을 뛰어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모든 훈련은 10대~20대에 후회 없이 해야 했다. 30대~40대는 나를 위해서 쓸 수 있는 시간이 없다.

50대가 되면 나를 위한 시간이 남아돈다고 하는데, 그때 돼서 시간 부자가 된다고 한들, 지금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 생길 리는 없을 것이다.

50대는 새로운 시작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다져야 하는 시기라고 하니, 지금도 하기 싫은 일을 그때 가서는 더 다져야 한다.

30대부터는 시간이 너무 없고 50대에나 되는 시간 부자는 마음의 치유를 위해서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처음 공무원이 되고 자리를 받았을    막힘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항상 긴장 상태인 것을 보면 적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봤어야 했다.

28살 기간제 직원이 28살은 무엇을 시작하기 늦었다고 했다.

나 또한 그때는 다른 이들은 대학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얻어 멋진 삶을 살고 있는데 나만 뒤처진 것 같이 느꼈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그 나이에 돈은 원래 없는 것이 맞고, 여전히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해도 괜찮은 나이인데도 말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은 이번 생에는 못 찾을 줄 알았다. 40살이 지난 지금도 이상적인 업을 찾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은데, 28이라는 나이에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전혀 늦은 나이는 아니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지만, 어쩐지 꼰대스러워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어려워서이지, 하고 싶은 일만 있다면 후회 없을 정도로 쏟아부으면 된다. 이제야 깨달은 것이 후회스럽지만, 그렇다고 후회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오늘 하루 후회 없는 삶을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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