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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분재생활

나의 배나무 스토리

by my golden age


과실수를 좋아하는 편이다.

과실수의 꽃들은 빨리 피고 너무 예쁘다.

열매 달리는 과정을 보고

가을에 무르익는 과실을 보면

그렇게 뿌듯하고 신비로울 수가 없다.

양평 쪽에 배나무 밭이 있는데 배꽃시즌에는

운전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내나무 아니고 남의 배나무 사진



보통 과실수라고 하면

애기사과, 배, 감, 모과나무들을 많이 선택한다.

분갈이, 가지치기, 철사걸이 하는 시기가 비슷하다.



2022년 9월 30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

자연스럽게 무성한 상태였다.

남편이 과일 중에 배를 제일 좋아해서

다들 사과나무를 선택하는데

나만 배나무를 먼저 선택했다.

우린 나름 사이좋은 쏘울메이트^^


그러고 보니, 나의 모교 심벌도 배꽃이었다.




나무를 선택할 때는

꽃, 열매, 잎이 다 떨어진 겨울을 생각해서

나무 그 자체의 곡이 예쁜 걸 고른다

생각보다 아무것도 안 달린

나무 그 자체의 자태가 멋지다.



2022년 9월 30일

우선 가지정리를 해주었다.

과실은 한 해가 많이 나오면

그다음 해에는 적게 열린다.


해걸이라고 하는데

가지치기를 해주면 그다음 해에는 꽃이 적게 핀다.

꽃이 적게 피니까 열매 보는 거는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해 걸이를 해야

나무가 영양분을 너무 빼앗기지 않아서

망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한 종류의 나무를 여러 그루 키우기도 한다

얘가 해걸이 할 때 쟤를 보고

쟤가 해걸이 할 때 얘를 보고..

해걸이할 때 가지를 팍팍 잘라줘야

나무 사이즈를 유지시킬 수 있다.

안 그러면 너무 커진다…



2022년 10월 7일

잎을 다 떼준다.

그러면 나무의 온전한 모습이 드러난다.

이제 나무의 곡을 보며 정면을 정한다.

이렇게 잎없이 겨울내내 봐야해서

곡이 멋진 나무로 선택하는게 좋다.



가지 자르기 전의 모습



철사감기를 한다.

가지의 수평 모양을 잡고

철사만으로 힘이 부족할 때는

철사를 이용해서 아래쪽으로 당겨주는 작업을 한다.


간혹 음주 분재를 하기도 한다. 축하힐일 있을때^^



한번 더 가지를 잘라준다.

사이즈가 줄었다. 예쁘다.


가지 자르기를 하고 나니 훨씬 작아지고 모양이 예뻐졌다.



2022년 10월 14일

가을이 지나고 12월 초순이 되면

열매 보는 거 그만하고 (아쉽지만 이제 그만…)

열매를 다 잘라준다.

열매를 겨울 끝까지 달고 있으면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서

다음 해에 가지가 마르고 약해지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14일

보통의 분갈이는 보통 봄에,

정확히 말하면 (항상 쌤이 강조하신다)

봄 순이 나오는 시기에 한다. 3-4월이 된다.

그런데 과실수는 9월 중순에 하는 게 좋다

꽃이 필 때 분갈이를 하면서

변화와 자극을 주게 되고 무리가 가니까

꽃나무는 가을, 9월에 미리 하는 게 좋다.


명자, 매화, 벚나무등

이른 봄에 꽃피는 아이들의 분갈이는 9월이 적기이다.

하우스 안에서는 12월 말부터 1월 초에도 꽃이 핀다.


이론은 그렇지만

나의 배나무의 물 빠짐이 좋지 않아서

3월에 했다.


보통 분갈이는 3년 정도 되면 하는데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분갈이 할 때가 된 걸로 본다.

분갈이하면서 잡아당겨주는 철사는 제거가 되었다.


3월의 배나무, 싱그럽다.



2023년 3월 31일의 모습이다.




분갈이하고 나서는 2달 후에 비료를 준다.

과실수는 꽃과 열매에서 향기가 나니까

해충류가 좋아한다.

소독과 비료는 동시에 신경을 써야 한다.


봄비료, 가을비료 두 번은 기본이고

장마 끝나고 한번 더 주는 건 너무 중요!

적어도 3번은 주는 게 좋다.

동시에 소독약도 같이 처리해 준다.

과실수는 장마 끝나고 한번 더 주는 게 중요하다.

소독약은 희석시켜서 물처럼 뿌려준다.



2023년 5월 26일

배나무에 감겨있던 철사를 제거하였다.

잡목은 8개월 정도 감아두는데

부피성장을 하기때문에 너무 꽉 감아두면

철사자국이 나니까 봐가면서 적당할 때 제거를 한다.

그래서 성장을 생각해서 여유 있게 감도록 한다.


잡목은 잡스러운 나무가 아니라

송백류를 제외한 모든나무를 잡목이라고 한다 ㅋ



철사 제거 전의 모습이다.



아래로 당겨주던 철사를 제거해 주고

한결 자유로워졌다.

가지도 조금씩 잘라주었다.

장마 시작 전인 6월 말까지는 가지를 잘라줘도 되는데

7월 8월 이후에 자르면 꽃눈이 떨어져 나간다.


나의 배꽃은 올해가 해걸이 인 듯하다.

작년에 많이 달렸었고

확실한 가지치기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나무의 1년이 지나갔다.

올해는 꽃이 적게 피었지만

내년 봄에 배꽃을 기대해 본다.



-즐거운 분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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