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하기 정말 힘들다 5화
딸 2호가 일어나기 전에 아이 생파 준비를 했다.
생일 바로 전날까지 아이 팔꿈치가 곪아서 병원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기에 당일 아침에 부랴부랴 늦은 준비를 했다.
요리도 못하는 내가 아침부터 잡채를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미역국은 전날 끓여 놓고 잤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 다닌다고 생일 준비를 하나도 못했다.
아이도 함께 병원 다니느라 바빴기에 아무것도 안 해줘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막상 생일이 다가오니 아무것도 안 하기엔 미안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국과 잡채만 하자 하고 아침부터 서툰 음식 준비를 했다.
그리고 남편과 케이크를 사러 투썸을 가니 주문을 하고 나중에 찾으러 와야 한단다. (에잇 미리미리 준비를 안 한 탓에 일이 꼬인다) 비도 오는 날이었는데 다시 찾으러 가기로 하고 돌아왔다.
3주 전에 아이의 팔꿈치가 발갛게 되어 있었다. 다친 적도 없고 겉으로 상처가 없어서 그냥 뒀는데 점점 빨간 부위가 커지고 뭔가 구멍 같은 게 보였다.
어느 병원을 가야 하나 고민 끝에 피부과를 방문했고 상처에 주사를 놔주고 항생제 3일 치를 줬다.
의사도 가볍게 이야기했고 우리도 별일 아닌 줄 알았다.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급기야는 상처에서 고름이 터져 나왔다. 그 때 다른 병원으로 가봤어야 했는데 집에서 고름을 짜내고 우린 도 피부과를 찾았다.
그렇게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3주 동안 차도가 없는 피부과가서 처방을 받았고 상처를 키웠다ㅠ
안되겠다 싶어 동네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MRI를 찍어야 한단다. ㅠ
상처가 오래됐고
고름이 터져 나왔으며
몸속에 염증이 퍼졌는지, 고름집이 있는지 정밀하게 검사를 해야 한단다.
MRI를 기다리며 지난 3주간 빠른 조치를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를 했다. (차도가 없으면 얼른 다른 병원으로 가봤어야 했다)
팔꿈치 작은 상처라고 쉽게 생각한 나를 자책했다.
피검사결과 염증수치는 안 나왔지만 MRI 결과 고름집이 발견되었다.
항생제로 말릴지 수술을 할지 선택을 하기 위해 며칟날 오라고 했는데 그날 우리는 제주도 휴가가 잡힌 날이다 ㅠ
의사선생님이 그렇담 항생제를 길게 줄 테니 고름이 터지면 제주도건 어디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라고 했다. 게다가 물이 닿으면 안된다고 했다. 지난 3주간 우리아이는 매일 샤워를 했다. 피부과에서는 이런주의 사항을 말해주지 않았다. ㅠ
그 후로 우리는 매시간 팔꿈치 시한폭탄을 예의 주시했다.
미역국과 잡채를 겨우 먹이고 케이크를 찾아오니 아이가 팔꿈치에서 고름이
나왔다고 한다.
토요일이기에 우리는 서둘러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가니 또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고 피검사를 해야 하고 항생제를 맞아야 하고... ㅠ 절차가 복잡하다. ( 나는 상처부위 치료만 하고 오려니 했다.)
이날 아이 생일 선물로 연예인 이준영의 팬미팅을 잡아 줬다.
아이는 응급실의 절차를 듣더니 사색이 된다.
팬미팅을 못 가면 어떡하냐고ㅠ
늦으면 안 된다고ㅠ
피검사 결과 한 시간 이상 걸리고, 항생제 수액도 한 시간을 맞아야 하고 ㅠ
응급실 진료 내내 1분 1초가 초조하다.
조급한 아이를 본 의료진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다.
팬미팅 이야기를 했고 사정을 듣더니 빠른 조치를 취해주기 시작한다.
줄지 않던 수액마저 조절을 해주시고 아이를 빨리 귀가 시키라는 오더를 내려주셨다.�
아빠는 차를 빼고 대기하고 아이가 나오자 마자 바로 출발을 했다. 덕분에 우리 아이는 늦지 않게 이화여대 삼성홀에 도착했다.
아이는 신이 났고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이를 들여보내고 우리 부부는 녹초가 되었다.
밤 10시가 훨씬 넘어 끝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왔다. 겨우겨우 집에 도착한 우리는 12시가 되기 전에 할 일이 또 하나 남았으니 바로 생일 케이크 촛불 켜기.
12시 전에 모든 일을 마무리했다.
하루가 정말 정말 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