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보는 세상
사람이 사라진
겨울 바다.
그 바다에도
파도는 친다.
사람이 가득했던
뜨거운 시절에
우린 함께 했다.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는 해변.
우린 하얀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지.
하지만
이젠 모두 떠나 버린
텅 빈 해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해변에 홀로 앉아
떠나버린 널 회상한다.
딱딱해진 모래에
너의 이름을 적어 본다.
쏴아아아...
파도는 내가 적은
너의 이름을 지운다.
지워지는 너의 이름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그만 잊어."
차가운 바람이 빠르게 다가와
내 귓가에 속삭인다.
난 널 잊을 수 있을까?
"잊어... 그러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아."
그러자
바람이 나에게 다시 재촉한다.
난
파도가 지워버린
너의 이름을
딱딱해진 해변에
다시 적었다.
쏴아아아...
파도는 또다시
너의 이름을 지운다.
비록
해변에 적은 너의 이름은 지워지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남겨진
너의 잔상은 지워지지 않았다.
시야가 흐려진다.
"바보처럼..."
차가운 바람이
나에게 다가와
내 뺨을 살포시 감싸 준다.
파도여...
바람이여...
너희들이 잊으라고 강요한다 해서
소중한 널 잊을 수는 없겠지.
모두가 떠나 버린
텅 빈 해변.
파도와 바람과 함께
난 널 아직도...
여기에서 기다린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