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넌 왜 나에게 친절하지 않니...

사람 사는 이야기

by 맑고 투명한 날

세상을 사는 건 정말 재밌다. 왜 그런가 하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최초의 타인...


즉,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당연하게도 대부분 가족이다. 물론 가족에게 버림받거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와 만난 최초의 타인이 되는데. 이런 경우 진정한 의미의 나 아닌 타인이 되는 것이긴 하다.


사실 이것 보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사람과 사람은 만나 교류하고 그러다 마음을 열고 몸과 마음이 가까워지면 어쩔 수 없이 소유욕이 생긴다.



images.jfif



소유욕...


상대를 오직 나만 가지고 싶다는 욕구. 공유가 아닌 오직 나만의 독점적 소유. 물건이라면 모를까. 아니 물건도 그래선 안된다. 왜냐하면 그러다 속물이 되어버리니까.



속물(俗物)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고 한다.


1. 교양이 없거나 식견이 좁고 속사(俗事)에만 마음이 이끌리는 사람.

2. 속된 물건.



물질에 대한 욕구가 지나치게 강해져 오직 물질만 추구하다 결국 물질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자신을 잃어버리고 물질을 신처럼 떠받드는 지경에 이르게 되니까. 이런 사람을 세상은 속물이라고 하며 경멸한다. 그런데 이젠 자신 주변의 가까운 사람까지 오직 자신만 소유하려 하면 그야말로 엄청 피곤해진다. 이런 상태가 극단적으로 가면 살인까지 일어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잘 지내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럼 당연히 서로를 위해 헤어지는 것이 좋은데. 감히 나의 소유물이 날 배신하냐며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져 엄한 생명만 희생된다. 그게 다 내 주변의 사람이고 동물이고 물건이건 다 자신의 것이라는 소유욕이 극단적으로 치우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변에 간혹 이런 사람이 있다.



2463968.png



"넌 나하고만 친해져야 해."

"다른 사람과는 진지한 대화도 하지 말고 사랑스러운 눈빛도 주면 안 돼."

"내가 너의 곁에 없어도 절대 다른 사람과 살갑게 지내지 마!"


특히 이런 사람이 연인관계라면 정말 머리가 터질 것처럼 어질어질해진다.

연인 관계가 아니어도 내 인생에 관여하려 하면 피곤하고 싫은데

사랑이란 이름으로 내 모든 것을 관여한다면 아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질식해 죽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연인관계가 아닌 사람은 기출 변형을 하듯 다른 형태로 소유하려 든다.


"넌 왜 나에게 친절하지 않니?"

"왜 나에게만 다른 사람처럼 살갑게 대하지 않아."

"나에게는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야지. 그래야 하는 거 아냐?"


이러면 정말 끔찍하다.

난 널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으니 거기에 토를 달지 말라는 이야기.


연인관계도 문제지만 단지 지인 관계라고 이런 식으로 나오면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답답함에 결국 서로의 관계는 파탄이 나고 만다.


연락이 갑자기 뜸해지고 소원해지면,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게 이별의 징조구나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왜 이 인간이 뜬금없이 나에게 이런 태도로 나오나 이해를 못 하는 사람이 있다.


참 어려운 문제긴 하다. 대놓고 말하면 상처를 줄 거 같고 안 하면 계속 눈치가 없을 것 같으니까.



jv13453801.jpg



요즘 들어 내 개인적인 복잡한 이유로 사람도 잘 만나지 않고 의도적으로 지인들의 연락도 피하니. 처음에는 그런 날 굉장히 걱정을 하는 척하다가. 어느 순간 지인들 사이에서 난 굉장히 나쁜 놈이 되어 있었다. 왜냐 감히 자기들 연락을 씹었기 때문이다. 내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건데. 그걸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아... 여태 내가 만나 온 인간들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다니...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떨어져 여태까지 이런 인간들과 함께 지내온 것이다. 혼자이고 싶은 나에게 왜 굳이 함께 하자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은 혼자이고 나중에 내 주변이 안정되면 그때 만나도 되는데. 그때까지 기다려 주지 못한다면. 굳이 이런 인간들과 계속 교류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든다.


"넌 왜 나에게 친절하지 않니?"


그럼 내가 반대로 너에게 묻겠다.


"그럼 넌 왜 나에게 친절하지 않은 건데?"



...fin...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