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3주 차, 베이비 페어에서 득탬했다고 하네요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27, 아기 용품도 보고, 벌레 소동도 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안개도 끼고 비도 간헐적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 만삭인 딸애가 운전해서 엄마와 함께 '베이비페어(Baby&Fair)에 간다고 합니다. 한번 찾아보니 거의 매월 다양한 이름으로 행사가 실시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행사 스타일이나 참여 업체는 거의 유사한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수원에서 열린다고 하네요.


득탬 했다고 하네요

지난번 다른 곳에서 열린 베이비페어에 갔을 때 마음에 드는 유모차를 봤다고 합니다. 거기서 행사기간 중 전시한 제품을 20% 정도 할인해서 파는 행사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놓쳐서 이번에 한번 더 도전한다고 하네요. 아침 일찍 아내와 둘이서 출발한다고 하던데 밖으로 보니 하늘은 잔뜩 흐리고, 간헐적으로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내의 운전솜씨는 딱 동네 마실 다니는 수준이라, 이번과 같이 타 지역(그래봤자 15㎞ 내외?)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만삭인 딸애가 직접 운전을 할 수밖에 없지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후 연락이 왔습니다. 원하던 유모차를 싸게 구입했다고 하면서, 추가로 유아용 카시트도 샀다고 하네요. 예전에 애들을 키울 때도 유모차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유모차 가격은 제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아이의 나이와 체격뿐 아니라 안전과 편안함까지 고려해서 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카탈로그를 보니 핸들링이 부드럽고 원터치 브레이크, 높이 조절 핸들, 5 점식 안전벨트 등 무슨 자동차 기능을 설명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마 향후에는 블루투스 스피커, 전방노면 감지를 통한 능동형 댐퍼, 오토홀드 기능에 더해 AI 통한 자율주행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유모차는 태어날 조카를 위해 아들이 사주기로 했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유아용 카시트도 사주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카시트는 아내가 사줬다고 하네요. 나중에 들어보니 카시트가 유모차 보다 더 비싸다고 하던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일요일 행사가 종료될 때 구입한 유모차와 유아용 카시트를 가지러 한번 더 간다고 하니, 나중에 한번 구경이나 해봐야겠습니다. 얼마나 핸들링이 좋고 안락한 지를요.


한바탕 소동

어저께 퇴근하고 있는데 스마트워치가 계속 진동으로 울리는 것으로 보아, 딸애가 카톡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운전 중이라 내용을 못 보니 궁금하기는 해서 잠시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확인해 보니,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카톡 가족방에 엄청난 글이 쌓여 있더군요. 내용인즉슨 딸 내 집에 벌레가 출몰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천장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소름 끼치고 무서워서 꼼짝 못 하고 있다는 것이네요. 아내는 살충제를 뿌려서 죽이지 않으면 달아나니까 큰일 난다고 하고, 딸애는 엄청 뿌렸는데도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고 하고...

지구상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곤충(벌레)은 많은 사람들이 혐오스러워하는 생물체입니다. 개중에 바퀴벌레는 혐오스러움을 넘어 공포를 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왜 손가락만 한 작은 곤충으로부터 공포를 느끼는 걸까요?
여러 가지 주장 중 하나는 사람의 유전자 속에 곤충을 두려워하는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것은 진화와 관련된 것인데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의 발달심리학자 데이비드 래키슨 교수에 따르면 여성은 낯선 생물체를 두려워하도록 진화했고, 남성은 덜 두려워하도록 진화했다고 합니다. 즉, 원시시대에 수렵은 일반적으로 남성이 했기 때문에 남성은 낯선 생물체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도록 진화했고, 여성은 피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여성이 벌레를 더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개중에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주장은 곤충학자인 제프리락우드의 주장이라고 보이는데요. 그는 저서에서 학습에 따른 결과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바퀴벌레가 일부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공포를 느끼며 피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혐오 또는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생김새나 서식지에 대한 이미지 등으로 인해 혐오 대상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경멸과 혐오의 대상으로 배워오면서 자연스럽게 피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벌레를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다라고 하고요.

하도 난리를 치길래 딸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큰일 났다고 하네요. 참 이게 무슨 큰 일일까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만삭인 애가 너무 소리를 지르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 단 내가 갈 테니 기다리라고 하고 딸애 집 쪽으로 차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딸아이의 아파트에 도착하니 얼마나 살충제를 뿌렸는지 실내에 냄새가 가득합니다. 딸애가 벌레가 있다고 가리키는 곳으로 가봤더니 이미 벌레는 죽은 상태이네요. 휴지로 벌레를 잡으니 변기에 내려서 눈에 안 보이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끝나니 그제야 안심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뱃속의 애도 안 움직여요"라고 하는 걸 보니 많이 놀라기는 한 모양입니다.


겨우 딸애가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사위로부터 전화가 오더군요. 아마 사방팔방에 벌레가 나타났다고 라이브 방송이라도 한 모양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도 저랬나? 아니면 임신 후 더 겁이 많아졌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에 같이 살 때는 저나 아들이 벌레를 바로 처단했기 때문에, 이렇게 혼자 오랜 시간 동안 벌레와 1:1로 맞닥뜨릴 일은 없어서 몰랐을 수도 있네요.


사방팔방에 아기 용품

동네 대형마트에 갔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딸애 차에 가서 우산을 가져와야 했습니다. 다행히 대형마트에서 딸 내 집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니 잠깐 운동삼아 뛰어가면 되지요. 차에 도착해서 트렁크를 열어보니 웬 박스가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네요. 심지어 뒤좌석도 각종 박스와 비닐봉지가 널브러져 있어서 언듯 보면 쓰레기 차로 보입니다.


지난번 어버이날에 딸애 집에 갔을 때 베란다와 거실 한편에 잔뜩 쌓인 아기용품 박스가 있던데, 아마 채 가져다 놓지 못한 짐은 차 안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번에 또 덩치가 큰 유모차와 유아용 카시트를 샀으니, 이것들은 어디에 가져 놓을지 자못 궁금하네요. 아마 테트리스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이 좁은 것인지 짐이 많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예전에 비해 준비해야 할 유아용품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보이네요. 거기에 덤으로 가격도 훨씬 비싸졌고요.



아직 아기가 태어나기 전인데도 이렇게 준비할 것이 많고 돈이 많이 드는데, 이후에는 얼마나 더 많은 부담이 생길는지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아이를 안 가지려고 하는 이유가 복합적이기는 하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경제적인 어려움이라고 하더라고요. 정부에서 여러 가지 지원 방안을 내놓으면서 2024년 합계출산율(0.75명)이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1.5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네요. 딸한테 둘째도 생각하고 있냐고 물어보니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일단 '팡팡이'가 태어난 후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 같다고 하네요.


운동을 하다 보면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나온 젊은 부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아이 1명인데 간혹 3명의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도 보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애국자라고". 이렇게 지나가는 가족을 보면 미소도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애들 키우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스쳐 지나갑니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까지 되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더 많은 지원과 혜택이 있어야 젊은 부부들의 출산율이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내가 TV 프로그램 중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한마디 하더군요. 요즘은 프로그램 내용은 별 관심이 없고, 아이들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만 보인다고요. 저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팡팡이'가 나올 때가 다가오니 할머니, 할아버지 모드로 점점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 내용은 딸아이의 임신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으나, 일부 의학 관련 사항은 인터넷을 참고하였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글쓰기 달리기 유모차.png [글 쓰고, 운동하고, 손주 보는 팽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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