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25, 딸 내 집에서 가족 식사를 했습니다
딸애와 사위는 결혼하면서 어버이날만큼은 자기네 집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저희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저와 아내는 임신 후기로 접어들어 몸도 무거운데 굳이 음식 준비를 할 필요가 없으니, 그냥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면 어떻냐고 했는데 딸애는 간단하게 준비한다고 걱정 말고 오라고 하네요. 사돈댁은 저희보다 먼저 전날에 왔다 가셨다고 합니다.
잘 차려진 한상
며칠 전부터 딸애는 어버이날 식사 음식으로 소고기 샤부샤부를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음식 레시피를 검색도 하고 사전에 연습도 한다고 하더군요. 딸애 집에 도착해 보니 벌써 음식은 다 준비했고 식전 음식으로 부침개를 사위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배추, 각종 버섯, 소고기와 특히 아내가 좋아하는 청경채가 잔뜩 쌓여 있고, 고기와 김치 만두도 이미 삶아놓았더군요. 딸애가 안 좋아하는 어묵만 빼면 중심상가에 있는 샤부샤부 전문점과 비주얼면에서는 거의 유사해 보입니다. 잠시 더 살펴보니 칼국수와 마지막에 죽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밥과 야채 그리고 계란도 준비가 되었네요. 완벽하네요!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그냥 음식을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맛도 상당한 수준이라 좀 놀랐다고 하니 여러 번 연습한 결과물이라고 하네요. 덕분에 딸과 사위는 이 샤부샤부를 5번 정도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사위는 다행히 오늘 샤부샤부가 마지막이라며 한번 더 먹으면 토할 것 같다고 해서 모두 웃었습니다.
역지사지
식사 전에 심심하니 잠시 사위가 편집해 놓은 '팡팡이' 영상을 봤습니다. 난임병원에서 난자 이식부터 얼마 전 태아 초음파 사진까지 동영상으로 만들어 놨더군요. 제가 이렇게 글로써 작성하고 있는 것을 딸과 사위는 모릅니다. 나중에 제가 정리한 자료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장식장 위에 있는 난임병원에서 준 졸업선물을 보면서 딸애와 사위는 난임병원과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분위기 차이를 이야기하더군요.
난임병원은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라면, 산부인과 전문병원은 무척 밝고 즐거운 분위기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난임병원 대기실은 임신을 여러 번 실패했거나 어려움을 겪는 예비 산모들이 있는 곳이라 서로 대화도 없고, 예비 산모와 간호사 모두 조용조용 이야기한다네요. 간혹 둘째 임신을 위해 같이 온 아이가 대기실을 마구 뛰어다니면, 난임산모들은 아이가 부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질투하는 표정을 짓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난임병원에서는 임신이 되었다고 기뻐해서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함박웃음을 짓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하네요. 딸애와 사위도 임신을 확인한 후 너무 기뻤지만, 병원 밖으로 나온 후에야 활짝 웃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임신 후 검사를 위해 찾아간 산부인과 전문병원은 너무 밝은 분위기라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검진 받으러 온 산모들이 서로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간호사 분들도 환한 표정과 밝은 목소리로 설명하고 있어서 난임병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고 하네요.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라', 즉 상대편의 처지나 형편에서 생각해 보고 이해하라는 의미의 사자성어입니다. 맹자(孟子)의 '이루(離婁)'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말이랍니다. 단, '역지즉개연'은 '처지를 바꾸어도 모두 그러했다', 즉 어떤 입장이 되더라도 그렇게 했다는 얘기인데 비해, 오늘날 '역지사지'의 뜻은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보라', 즉 남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라는 얘기로써, 상대방을 한번 이해해 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하네요.
딸애도 두 번째 시도 만에 임신을 하였고 이후 '피 비침', '양수 비침'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현재 상황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달인 6월 20일에 제왕절개수술로 '팡팡이'를 출산할 예정입니다.
의사분께서 원하는 날과 시간이 있냐고 물었을 때, 딸과 사위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답니다. 아직도 출산 택일을 잡는 사람들이 많아서 물어본 모양입니다. 예전에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많이 따졌고 이를 통해 사주팔자를 본다고 했는데, 요즘과 같이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면 사주도 인위적으로 조작이 가능할 것 같기는 합니다.
임신 31주는 임신 후기인 8개월 말에 해당되며, 태아는 40㎝ 정도로 커지며 몸무게도 1.5㎏ 정도가 된다고 하네요. 덕분에 산모의 자궁도 커져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심호흡도 가빠져 식사하기도 불편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하고, 쉽게 배가 불러 조금씩 자주 먹고 있다고 하네요.
딸애는 요즘 단백질의 보충을 통해 태아의 크기도 키우고, 수박도 많이 먹어 양수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일 또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고 하네요. 모든 생활이 뱃속 태아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베란다에 보니 벌써 아기 침대, 카시트 등 아기 용품 박스가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 내용은 딸아이의 임신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으나, 일부 의학 관련 사항은 인터넷을 참고하였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