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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가족 식사

준비된 스마트 할버지 50, 바뀌어진 명절 문화.

아내와 제가 결혼한 지 벌써 32년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내는 무려 30년간 제사와 각종 명절 준비를 혼자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지요.


매번 저희 집에 본가 식구들이 모여 식사도 하고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음식의 양도 문제였지만 매끼 어떤 음식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머리가 아팠을 것입니다.


바뀐 명절 문화는?

그런데 5년 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2년 전 딸애가 결혼한 후로는 동생네 식구들이, 저희 가족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라면서 저희 집에서 더 이상 모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도 저희 내외와 아들, 딸과 사위, 그리고 손녀만 모이는 단출한 식사자리로 바뀌었지요.

그러다 보니 음식을 많이 만들 필요도 없고, 그저 점심 한 끼 식사 정도의 음식 정도면 충분합니다.

아내도 음식을 준비하면서 이 정도면 '누워서 떡 먹기'라고 하네요.


딸네 식구는 추석 전날 점심때 오기로 했습니다.

미리 전날 오후에 간장게장과 전은 마트에서 구입을 했고, 고기와 잡재, 그리고 몇 가지 밑반찬은 사전 준비를 해두어서 딸네가 도착하면 바로 요리만 하면 됩니다.


모처럼 사위가 왔는데 함께 마실 레드와인도 냉장고에 눕혀서 보관해 놓았으니, 딸네 도착 전에 미리 꺼내 놓으면 얼추 10~13도 정도로 마시기 적합한 온도가 될 것입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딸애로부터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손녀가 우유를 먹고 잠이 들었는데 깨는 데로 오겠다는 것이지요.


아내는 아기가 잠들었으면 잘 안고 차를 타고 오면 되는데, 너무 '아기, 아기' 하는 게 조금은 불만인 듯합니다. 그래도 손녀가 잘 자고 오면 기분이 좋아서 저희 집에서는 잘 놀 것이라는 기대는 하네요.


출발했다는 카톡을 받은 후 10분 뒤에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아기도 있고 아기 짐도 있을 것 같아 내려가 보니 역시 짐이 한 보따리네요.


미리 준비한 음식을 내놓고 조리할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손녀는 잠을 푹 자서인지 잘 놀고 있습니다.

모처럼 한 곳에 모여 편하게 식사를 하는 자리이니 한 컷을 찍어 두어야지요.


맨 앞에 보이는 계란말이는 저의 주특기 반찬입니다. 계란 4개를 풀고 명란을 넣어 만들었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적당한 빛깔과 찢어짐 하나 없이 완벽한 자태로 말아져 있습니다. 이건 아내도 꼭 저에게 맡기는 음식입니다. 물론 나머지 음식도 아내가 시키는 대로 볶거나 튀기는 등 조리를 잘 하기는 합니다.

[가족 식사]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손녀는 최애 장난감인 자벌레를 잡고 물면서 놀고 있습니다.

지난번 백일 때도 그랬지만 찡얼거리지 않고 혼자 노니, 식사할 때 부담이나 번잡스럽지 않아 좋네요.

[최애 장난감과 놀고 있는 손녀]


고양이와의 만남

저희 집 고양이 두 마리 모두, 낯선 사람이 방문하면 어디론가 사라져 한참 동안은 안 보입니다.

그래도 페르시안은 시간이 좀 지나면 주변을 맴돌기라도 하는데, 평소에 활달하게 돌아다니는 코리안 숏 헤어는 도통 보이지가 않습니다.

[의젓하지만 까다로운 페르시안 고양이 '자몽']
[건강하고 활달한 코리안 숏헤어 '망고']

잠시 후에 보니 망고는 켓 타워에 올라가서 잔뜩 몸을 사리고 있네요.

사위가 손녀를 고양이에게 보여 주려고 하니, 평소 한 번도 하지 않던 '하악질'을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녀석은 아기를 무척 무서운 상대로 인식하는 모양이네요.

[손녀를 본 망고의 하악질]


옹알이 대화

식사 후 아내가 손녀와 옹알이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손녀와 할머니의 옹알이 대화]

그런데 손녀의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져 있는 게 보이는데, 이런 현상은 신생아 100일경 머리 빠짐 현상인 '배냇머리 탈모'라고 합니다.

배냇머리 탈모는 아기가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얇은 머리카락(배냇머리)이 빠지는 현상입니다. 새 머리카락이 나면서 배냇머리를 밀어내기 때문에 많이 빠진다고 하네요. 또 출생 후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서 모발이 휴지기로 접어들어 성장이 멈추게 되면서 생기기도 한답니다. 보통 신생아기부터 생후 6개월까지 탈모 증상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하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으로 자란다고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출처: 매일아이]



올 추석은 연휴 내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의 연속이네요.

그래도 손녀의 얼굴은 보면 먹구름 사이로 마치 해가 뜬 것처럼 환한 게 너무 따뜻하고 부드럽네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와인도 한 잔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도 손녀가 울지 않고 잘 참고 놀아줘서 고맙네요.


참! 사위와 딸이 추석 선물로 가져온 커피머신입니다.

당 걱정 때문에 커피는 하루에 한 잔 정도만, 그것도 아주 연한 블랙으로 마십니다. 그러다 보니 봉지커피는 향과 맛이 저한테는 별로였는데 아주 안성맞춤 선물이네요.

바로 사용해 보니, 캡슐을 통해 커피가 추출되며 나오는 향이 너무 좋습니다.

아들은 누나가 선물로 준 커피머신을 보고는 바로 여러 종류의 캡슐을 구매해 주었네요.

당분간은 원 없이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마셔 볼 수 있게 되었네요.

[네스프레소 커피머신과 캡슐]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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