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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맡기고 모처럼 부부 외출하기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48, 외출은 하고 싶은데 아기가 걱정이네요.

딸애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 친구 중 한 명이 토요일 오후 강남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두 모인다고 합니다.

딸도 결혼 전부터 아는 사람들이라 반가운 마음에 참석하고 싶은데, 아기 때문에 참석하기가 고민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기를 반나절 정도 봐줄 수 있냐고 해서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좀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와 그냥 안 갈 거라고 하네요. 가고는 싶지만 100일도 안 된 아기를 맡기고 가려니, 걱정이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마침 캐나다에서 처제도 와 있어 우리랑 같이 아기를 돌봐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니, 겨우 아기를 맡긴다고 하네요. 지난번에 처제가 손녀를 잘 돌봐준 것을 알고 있어, 딸애도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간만의 외출

그러고 보니 임신 후기부터는 외부 활동 횟수가 줄었고, 아기가 태어난 뒤에는 집 근처 외에는 멀리 나간 적이 없으니 딸애도 마음껏 외출을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딸과 사위가 한 보따리의 아기 용품을 챙겨서 왔습니다. 하루도 아니고 몇 시간인데 참 많이도 가지고 왔네요.


분유를 적정 온도까지 데우는 '젖병워머'부터, 손녀의 최애 장난감인 자벌레까지 빼곡합니다. 아내는 번거롭게 뭐 이런 것까지 가져왔냐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요즘 젊은 세대의 성향이니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가네요.

연우 맡기고 결혼식장 1.png [자벌레 장난감과 손녀]
연우 맡기고 결혼식장 2.png [할머니 할아버지에 안겨 있는 손녀]


딸애의 우려와는 달리, 손녀는 별 투정 없이 잘 놀고만 있습니다.

혹시 딸과 사위가 걱정을 할까 봐 중간에 한 번씩 아기가 잘 놀고 있는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습니다.

세대 간 육아 갈등

예전에는 아기가 태어난 후,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기를 봐줄 때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생초보인 아기 엄마나 아빠보다 육아 경험이 풍부한 할머니 할아버지께 안심하고 아기를 맡기곤 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최근 기사를 보니, 과거 아기를 키웠던 육아 지혜를 바탕으로 손주 육아에 최선을 다하건만, 요즘 세대인 자녀들과의 육아 방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육아 갈등이 자주 생긴다고 합니다.


가능하면 아기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가장 좋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잠시 동안만 돌봐주는 것이 그나마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데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겠지요.



저녁 8시가 넘어 딸과 사위가 저희 집 근처에 거의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내는 부리나케 서둘러 아기 용품을 정리했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아기도 지쳐있으니, 굳이 집 안까지 들어올 필요 없이 바로 현관에서 아기를 보내자고 하네요.


저 역시 아기를 씻기고 짐도 정리하려면, 서둘러 집에 돌아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손녀를 잠시 동안 보면서 든 생각이, 아기가 참 예쁘기는 한데 은근히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계속 안고 있으니 팔도 꽤 아픕니다. 아기를 돌보려면 근력운동도 제법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스마트할버지.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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