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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의 옹알이 시작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46, 아직은 쿠잉단계라고 하네요.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아들이 약속이 없다며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매주 동아리 활동 등으로 바쁘게 지내던 아들이, 최근 발표를 마지막으로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시간인가 봅니다.


그래서 외식은 어디로?

외식할 때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을 먹을까, 어디로 갈까?"입니다.

매번 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는데, 좀처럼 의견이 모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자 가고 싶은 식당을 3군데씩 추천하고, 그중에서 한 곳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선정된 곳이 바로 '마라탕' 전문점인데, 아내가 얼마 전에 처제랑 같이 방문했던 곳이라네요.

마음에 드는 식재료를 큰 그릇에 담아 무게에 따라 계산하고,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 곳입니다. 처음 가본 곳이지만, 내가 원하는 것만 골라서 먹을 수 있어 꽤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를 마쳤습니다.


손녀와 카페에서

이제 매콤한 것을 먹었으니, 속을 달래기 위해 후식으로 시원한 빙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디저트는 큰 고민이 없이 바로 결정이 되었네요.


산본 중심상가 2층에 있는 디저트 카페인 '설빙'으로 후식 장소를 결정하고 보니, 바로 길 건너가 딸 내 아파트입니다. 그래서 손녀도 볼 겸, 육아로 지친 사위와 딸에게 잠시 바깥바람을 쐬게 해주고 싶어 시간이 되면 나오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딸은 아기 외출 준비를 마친 후 카페로 오겠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보니 유모차에, 각종 아기 용품이 넣어진 커다란 가방까지 준비물이 상당하네요. ^^

준비된 연우.png [외출 준비 완료된 손녀]

그러고 보니, 딸애가 손녀와 같이 저희 집을 다녀간 이후, 26일 만에 손녀를 다시 보게 되는 셈이네요.

매번 볼 때마다 조금씩 자라는 모습이 눈에 띄고, 점점 똘똘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유모차에 누운 손녀는 저희를 보자마자, 무엇이 그리도 궁금한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주변 사물에 관심이 많다고 하더니 정말로 그런가 봅니다.


생각보다 유모차에 오래 누워있는데도 찡얼거리거나 보채지 않는 걸 보니 참 착하네요.

딸애는 요즘 계속 말을 걸면 손녀가 옹알이를 한다고 하던데, 아쉽게도 저희랑 같이 있을 때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네요. 마주 보고 말을 걸어도 아직 저희가 낯설어서인지, 옹알이보다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눈만 마주치고 있습니다.


한참 동안 아내와 제가 안고 있어도 제법 잘 버티고, 울지도 않고 있습니다.

설빙에서 1.png [손녀와 카페에서]
[개월 수에 따른 옹알이 5단계] 학자에 따라 개월 수 정의가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1. 반사적 발성단계: 0~2개월
울음, 딸꾹질, 재채기와 같은 생리적 발성을 내는 시기라서 아직은 의도적인 소리가 아니며, 발성 기관을 조절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합니다.

2. 쿠잉(Cooing) 단계: 2~3개월
아기의 목구멍과 후두의 진동을 통해 부드러운 모음 소리("아", "오")를 내며, 발성기관을 조절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옹알이로 발전하기 위한 기초 연습 과정 단계라고 하네요. 이때 부모는 아이의 옹알이에 맞장구를 쳐주어 아기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만들면 좋다고 합니다.

3. 확장 단계: 4~6개월
본격적으로 옹알이가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아기들은 쿠잉을 넘어 다양한 소리를 실험하고, 장단이 있는 소리를 낸다고 하네요. 이때 자음과 모음을 결합한 옹알이를 시작하며, 소리의 높낮이와 크기, 길이 등이 다양해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옹알이를 따라 하면서 마치 대화하듯 주고받기를 유도하면 좋다고 합니다.

4. 기본적인 반복 옹알이 단계: 6~8개월
이 시기에는 "바바바", "다다다", "가가가"처럼 반복적인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옹알이를 합니다. 이는 의사소통 시도를 의미하며, 아기들이 본격적으로 부모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하네요. 부모는 아이의 옹알이를 그대로 따라 하거나 변형시켜 들려주어 다양한 말소리를 익히게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로 하여금 옹알이가 의사소통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고 합니다.

5. 정교한 옹알이 및 초기 단어 단계: 9~12개월
아기들은 다양한 억양과 리듬으로 옹알이를 하며, 마치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몇몇 아기들은 "엄마", "아빠" 등 단순한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며, 실질적인 언어 사용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합니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변화와 발달은 한 낱말의 출현입니다. 12개월 전후로 낱말이 만들어지며, 한 낱말의 빈도와 낱말 수가 점차 확장되면서, 대략 18개월쯤에는 약 50개의 낱말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즉, 어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는 옹알이를 적절한 어휘로 표현해 주어 단어를 인식하게 하고, 한 낱말의 산출 빈도수를 늘리고 낱말이 확장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출처: 고고쌤의 언어치료+육아크루

빙수는 두 개나 시켰는데 손녀랑 놀고, 쳐다보느라 맛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은 빙수를 먹은 게 아니라 다 녹은 빙수 육수만 먹었다고 하더군요.

설빙 빙수.png [설빙의 인절미, 깨먹는 THE돼지바]

손녀와 함께 있으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느새 1시간이 넘도록 카페에 있었네요.


너무 오래 밖에 나와 있으면 아기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슬슬 일어나려고 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구수한 향기(?)가 풍겨 나옵니다. 딸애는 기저귀를 살짝 열어보더니, 아기가 응가를 막 시작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제 서둘러 집으로 가야 하는데,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동남아 스콜처럼 갑자기 쏟아졌다가 금방 그칠 것 같기는 한데, 응가한 상태로 오래 놔둘 수는 없어 빗속을 뚫고 딸 내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집이니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사위가 손녀를 안고 딸애랑 함께 먼저 출발했고, 저와 아내는 기저귀 가방을 들고, 아들은 제법 무거운 유모차를 어깨에 메고 뒤따랐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벌써 비는 그쳤습니다.

마치 동남아 여행에서 자주 보던 스콜(Squall) 현상처럼, 여름철 한국에서도 자주 이런 현상이 보이는 것 같네요. 이것도 기후변화의 일환이 아닐까 하니, 앞으로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걱정도 됩니다. 자라라는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지네요.


잠시 후 딸에게서 카톡이 날아왔습니다.

기저귀를 갈려고 보니 응가의 양이 제법 많아, 아예 목욕까지 시켰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아진 손녀가 옹알이하는 모습이라고 보내준 영상입니다.

목가누기.png [손녀 목 가누기]

이제 3개월이 되어가니,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도 어깨 높이까지 머리를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네요.

100일쯤 되면 목 가누기가 훨씬 능숙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제 3주 뒤면 '손녀의 100일'이 됩니다.

그날은 사돈댁과 함께 평촌에 있는 뷔페에서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번 사돈어른의 모친상에서 두 분을 뵌 이후에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글쓰기 랩탑 달리기 유모차.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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