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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에 VIP로 다녀왔습니다.

VIP 작가로 팝업스토어를 다녀왔습니다(D-72)

브런치... Brunch...

참 재미있기도 하고 센스 있게 잘 지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주말 아침 느지막한 오전시간에 즐기는 식사처럼,

여유롭고 한가하게 식사를 즐기듯 글도 즐기며 써보라고,

그렇게 지은 이름인 줄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아내와 함께 카페에서 여유 있게 브런치로 샌드위치와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작가의 꿈>'이 열리는 서촌 유스퀘이크로 향했습니다.


카페에서 전시장까지의 거리는 짧지만, 걷는 느낌은 작년과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한 명의 관람자 vs 브런치 10주년 VIP 작가

2024년 10월 5일 토요일 오전, 서울 성수 브런치 팝업 스토어 앞에서 뭔지도 모르고 줄 서서 입장.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오후, 서울 종로 브런치 10주년 팝업 스토어를 VIP 작가로 안내(?) 받으며 입장.

[성수 vs 종로 브런치 팝업 스토어]

데쟈뷰(déjà vu), 기시감(旣視感)이란 말이 있는데...


성수 팝업 스토어 인근에는 저와 함께 오랫동안 업무를 했던 협력사 본사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아! 여기에 업체가 있었구나"하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했었지요.


종로 팝업 스토어 인근에는 가족과 함께 맛난 음식을 먹었던 철가방요리사의 식당 '도량'이 있네요. 이곳도 두 번이나 방문해서 인지 무척 반갑고, 맛있게 먹었던 메뉴가 눈앞으로 빠르게 지나갑니다.


2024년 성수동 팝업 스토어

'2024년 팝업 스토어'는 아담한 1층 전시장을 활용하여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Ways of Writers, 작가의 길'이 첫 번째로 눈길을 끌었고, 저에게 글쓰기 자료를 제공했던 30일간의 글감도 보이네요.

[2024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실내 전시물]

기존 작가 분들의 기념물과 각종 서적, 그리고 글쓰기 마인드 맵 그리기도 보입니다.

이때 까지는 보고서나 프로젝트 기획할 때 마인드 맵을 사용하기만 했었지, 이렇게 글을 쓸데도 사용하는 줄은 처음 알았네요.

[2024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실내 전시물]

당시 입구에서 직원 분이 저에게 건네준 워크북입니다.

이 워크북에 "몇 가지 사항을 작성하시고 등록을 하시면, 인턴 작가를 거쳐 정식 작가로 도전하실 수 있다"고 했지요. 글쓰기를 안 해봐서 두렵기는 했지만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고,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지금에 이르렀네요.

[2024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워크북과 인턴 작가]


2025년 종로 10주년 팝업 스토어

'2025년 팝업 스토어'는 3층 전시장을 활용하여 다양한 주제로 10주년을 기념하며 꾸며져 있습니다.


1층에는 브런치의 모토라고 할 수 있는, 작가에게 힘을 주는 글들이 걸려있습니다.

저도 이 글들을 보면서 도전할 기운을 얻었지요. 그리고 브런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여정을 보여주는 연대기도 있고, 10주년을 응원하는 촛불 케이크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의 글을 써서 붙이다 보니 거대한 케이크가 되었습니다.

[2025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1층]

2층에는 역대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 수상되신 작가님들의 저서가 벽면에 빼곡하게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는 VVIP이신 6명이 작가님들(고수리, 김성대, 송비오, 미친PD, 정재경, 황보름)의 세계관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를 알아보신 브런치 기획자분과 개발자 분이랑 인사하고 사진을 찍느라 세분의 세계관만 기록하였네요.

[브런치팀 리더이신 오성진 님(왼쪽)과 브런치팀 멤버 분들(오른쪽)]
[2025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2층 전시물]

그리고 맞은편 벽면에는 사전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100명의 브런치 작가가 꾸는 '작가의 꿈' 글이 붙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의 글도 이 벽면에 붙어 있습니다. 부족한 사랍의 글이 대단하신 작가님들과 한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행복했네요.


인사를 하는데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한번 들으면 잊지 못할 필명이라고요. 물론 풀네임이 헷갈리지만...

저도 2024년 팝업 스토어에서 얼떨결에 생각하여 만든 필명이 여기까지 오리라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왕이면 뜻깊고 멋진, 그리고 기억하기 좋은 필명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리스트를 보니 제 필명이 좀 특이하기는 하네요.

[2025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2층]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올해는 여행, 도전, 가족, 처음, 책, 고민, 일상, 미래 등 10가지 주제에 대한 글을 써서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라는 벽면에 붙이게 되어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분들이 망설임 없이 자리에 앉아 글쓰기에 집중하고 계시더군요.

주제를 받자마자 펜을 들고 글은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다들 그 어려운 것을 쉽게 해내신 후 벽에 하나둘씩 붙이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 어떤 분이 저 높은 곳에 붙이셨는지 궁금해서 한참을 올려다보았네요.

전 점프해도 손이 안 닿을 것 같은 높이인데... 동화 속 키다리 아저씨가 왔다 가셨나 봅니다.

[2025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3층]

이제 모든 관람을 마치고 1층으로 내려오니 'C.S.Lewis'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글이 보이네요. 제 마음에 참으로 와닿는 문구라서 기념으로 한 장 찰칵~


그리고 이번 '작가의 꿈' 전시를 기획하고 만드신 브런치팀 분들의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카카오는 사내에서 본명을 안 쓰고 'Sean, Noah, Gold"와 같이 영어 이름을 쓴다고 하던데, 그건 병기가 안 되어있어 좀 서운하네요. 저도 영어 이름이 있는데 'Ken'입니다.


이제 나가기 전에 마지막 기념으로 한 컷을 찍고 나왔습니다.

[2025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 출구, C.S Lewis, 전시를 만든 사람들]



부끄럽지만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2025년 브런치 팝업 스토어를 다녀왔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갔던 시간에는 다른 작가님들이 안 계시더군요.

몇몇 분들은 직접 만나 뵙고, 여러 가지 여쭈어 볼 것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제 생애에 이와 같은 영광스러운 날이 또 올진 모르겠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글쓰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돌아왔습니다.

마치 풀려서 느슨해진 태엽을 다시 밀도 있고 탄탄하게 감은 것 같네요.


밖으로 나와보니 구름이 많이 끼어있고 초겨울처럼 쌀쌀합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따사로운 햇빛을 받은 마냥 포근하네요.


내년에는 어떤 느낌으로 브런치 팝업 스토어를 찾게 될지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은 왜일까요?


비록 직접 뵙지 못한 다른 작가님들과 10주년 이벤트 행사를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신 브런치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내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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