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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을 거부하는 손녀

준비된 스마트 할버지 52, 아기 맡기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라 딸 내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 날입니다.

모임 장소는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일식집답게 조용한 방이 있어 손녀를 데리고 오기도 좋은 곳이네요.


손녀가 딸애 품에 안겨 방으로 들어오는데 벌써 표정이 안 좋습니다.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와서 인지 차를 타고 오는 중에도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

가족 행사 때마다 투정도 안 부리고 잘 놀아서 좋았었는데, 왠지 오늘은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딸애 말로는 한번 터지면 "백약이 무효"라고 하고, 아내 역시 한번 겪어 보니 '대략 난감'이라고 했으니까요.


대략 난감한 상황

미리 주문한 음식이 식탁 위에 가지런히 차려지고 맛있게 먹을 준비를 할 무렵, 결국 터졌습니다.


손녀가 입을 삐쭉이더니 울음을 터트리는데 자지러지 듯이 울어댑니다.

품에 안고 일어나서 걷거나 손으로 잡고 놀수 있는 장난감을 주면 그치던데, 오늘은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대략 난감한 상황이네요.


혹시 배고픈가 하여 분유를 탄 젖병을 물렸는데 바로 거부합니다.

분유 삼키기를 거부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혀로 젖꼭지를 밀어내면서 거부를 하고 있네요.

지난번 딸 내 집에 잠깐 갔을 때도 젖병을 거부하던데 오늘도 동일한 상황입니다.


결국 식당의 양해를 구해 빈방에서 직접 모유 수유를 하니 그제야 울음을 멈추네요.


딸이 들어오면서 이제 아기를 맡기고 놀러 가기는 다 틀렸다고 한탄을 합니다.

부모가 아기에게 맞춰야지 별 수 없지 않나요. ^^



분유를 거부하는 원인

다양한 원인이 있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의 자료를 찾아보니 이렇다고 하네요.

1. 젖꼭지가 손상되어서: 젖꼭지가 찢어졌을 경우에 많은 분유가 갑자기 아기 입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쉽게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합니다.

2. 젖꼭지가 아기 입에 맞지 않아서: 아기의 성장 단계에 맞춰 젖꼭지도 바꾸어 주어야 합니다. 혀로 빠는 속도와 압력이 맞지 않아 갑자기 분유가 많이 나와 사레가 들릴 수 있고, 이런 경험 때문에 아기가 거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3. 분유가 뜨거울 경우: 엄마 체온에 맞게 37~38도 정도의 분유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젖병을 적정한 온도로 맞추어 주는 장비도 있더군요.

4. 분유량이 너무 많아서: 아기들은 엄마가 주는 대로 분유를 다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너무 배불러서 속이 불편해지고 하는 경험 때문에 분유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아기마다 다르지만 적정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불규칙한 수유시간 또는 주변 환경: 수유시간이 불규칙적이면 먹기를 거부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규칙적인 수유가 되도록 조절하여야 합니다. 5개월 무렵부터 시각 발달이 왕성해져 주변의 소리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으니 익숙한 환경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6. 아기가 성장정체기일 때: 아기가 평소보다 덜 먹고, 더 자고 싶어 할 때 성장정체기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억지로 분유를 먹인다면 거부할 수 있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 배가 고플 때까지 기다리는 등이 방법이 필요합니다.

7. 아기의 미각이 바뀔 경우: 생후 6개월이 되면 아기의 미각은 더 발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빠르면 생후 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데, 이유식에 비해 밍밍한 분유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8. 아기가 예민할 경우: 약간의 변화에도 예민하여 분유를 거부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기가 기분이 좋아지거나 배고파졌을 때 분유를 주는 방법 외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네요.

9. 혼합 수유로 인해: 엄마 젖의 유두와 젖병의 젖꼭지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혼합수유할 때 아기가 낯설게 느끼며 거부할 수 있습니다. 젖을 빨 때 방법이 달라 아기가 먹기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10. 분유가 바뀌는 경우: 분유가 바꾸어도 아기는 분유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예전 분유: 새 분유 = 7:3이나 6:4 정도로 섞어서 먹이면 차츰 좋아진다고 합니다.

[출처: Sweet Rain 블로그]


이럴 경우에는...

◆ 아기가 먹을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네요. 억지로 먹이면 분유를 더 심하게 거부할 수 있으니까요.


◆ 젖꼭지가 입천장에 붙도록 하여 아기 스스로 분유의 양을 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합니다. 분유의 양을 조절하지 못하면 분유가 많이 나와 사레가 들릴 수도 있고, 아기가 그걸 계속 기억해서 분유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웃는 얼굴, 아빠의 칭찬이 있으면 분유를 거부할 확률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로 거부하는지 모르겠지만, 분유 거부를 쉽게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미 딸애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보았는데 별 소용이 없다고 하니까요.


이렇게 되면 손녀를 저희 또는 시댁에 맡기고 외출할 기회가 적어질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딸과 사위가 이사를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아기 수유 문제로 오랜 시간 떨어져 있기 어려우니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분유 거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유식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아기를 키우면서 부모의 마음대로 되면 좋겠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테니,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닐까 하네요.


오래되어서 기억은 안 나지만 저와 아내도 애들을 키울 때 숱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다 커서 어른이 된 것으로 보면 어떻게 키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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