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69, 이제는 곧 잘 기어 다닙니다.
아기가 스스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기기' 단계는 정말 경이로운 순간입니다. 우리 손녀가 안정적이고 즐겁게 기어 다니려면 그에 걸맞은 환경이 필요하겠지요.
손녀가 기어 다니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저희 집에 왔을 때 거실에 내려놓았는데 의외로 잘 기어 다녀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딸아이 집은 공간도 좁고 살림살이가 많아 아기가 마음껏 기어 다닐 공간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이를 계기로 아기가 기어 다닐 때 필요한 환경 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첫째로 적당한 마찰력이 있어 미끄러지지 않으면서도 무릎을 보호할 수 있는 바닥 소재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PVC(폴리염화비닐) 또는 TPU(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소재의 놀이방 매트 같은 것이 좋은데요. 너무 푹신하면 손목과 무릎이 푹 꺼져 아기가 힘을 주기 어렵고, 너무 딱딱하면 통증을 느껴 기기를 꺼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적당한 탄성이 있으면서도 미끄러지지 않아, 아기가 밀고 나가는 힘을 잘 받아주는 소재이면 좋습니다.
※ 주의할 사항은 일반 마루나 타일의 경우는 미끄러워 아기의 다리가 옆으로 벌어지기 쉽고, 머리를 찧었을 때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리가 벌어지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유연하면서도 약한 아기의 고관절이 빠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어갈 때는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 근육이 균형 있게 발달해야 하는데, 미끄러운 곳에서 버티기 위해 특정 근육만 과도하게 긴장되는 경우가 있어 비대칭적인 근육 발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러그와 카펫 재질의 경우에는 먼지가 입에 들어갈 우려도 있고, 손가락이 올에 걸리거나 피부 마찰 화상의 위험이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로 아기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탁 트인 공간도 필요합니다.
다른 물건으로부터 막히지 않은 2~3m 정도의 직선공간이 확보되어야 아기가 연속적인 동작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때 아기가 관심을 갖거나 좋아하는 애착 물건(장난감, 거울, 움직이는 공 등)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조금 떨어진 곳에 놓아두면 훌륭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저희 손녀는 새로운 것은 무조건 손으로 잡으려고 하니 동기부여가 쉽기는 하네요.
셋째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양말은 잠시 벗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기 연습을 할 때 아기는 발가락 끝으로 바닥을 밀어내며 추진력을 얻는데, 맨발로 바닥을 직접 접촉하며 얻는 촉감과 지지력은 아기의 대근육 발달과 균형 감각 형성에 큰 도움이 되니까요.
아기가 기기 시작할 때부터는 부모의 눈길이 바빠지기 마련이고, 주의해야 할 점 역시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아기가 기어 다니는 바닥의 온도를 아기 체온과 비슷하게 맞추면 아기가 덥거나 땀띠가 날 수 있으므로, 실내 온도를 22~24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답니다. 그리고 아기가 부딪칠 수 있는 날카로운 모서리에는 보호패드를 부착하며, 아기의 손이 닿을 수 있는 높이의 콘센트에는 보호 커버를 설치해야 합니다.
"아기는 누워있을 때가 가장 편하다"라는 어르신들 말씀이 딱 맞나 봅니다. 이제 기어 다니고 조만간 걷기 시작하면 부모가 주의해야 할 것은 더 많이 생길 것이네요.
제 아내는 손녀가 오면 너무 예쁘서 좋아하다가도, 막상 집으로 돌아가면 더 좋다고 하네요.
저 역시 손녀를 품에 안고 놀아준 다음 날이면, 양쪽 팔에 기분 좋은(?) 근육통이 찾아오곤 합니다.
몸은 조금 뻐근해도 손녀의 웃음 한 번이면 다 녹아내리는 게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인가 봅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