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픈 뉴스는 Bye, 다큐멘터리가 좋아요
언젠가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뉴스나 시사토크와 같은 것은 잘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도 아예 안 볼 수는 없어서, 머리 아픈 내용인 정치나 사건 사고와 같은 내용이 나오면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곤 합니다. 그렇다고 연속극도 안 좋아하니,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 찾아 '채널 삼만리'를 하고 있는 듯하네요. 이렇게 종일 TV 채널을 위·아래로 무한루프를 돌리고 있으니, 리모컨에서 채널 버튼의 표시만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좀 머리가 아픈 내용은 인터넷 기사를 통해 보기는 합니다. 이게 좋은 점은 기사를 보다가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짜증이 나면 바로 창을 닫으면 되더라고요. 여하튼 하루가 멀다 하고 일이 발생하니, 속 편할 날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자연 속에서 사시는 분들이 왜 건강한지 새삼 느껴지네요.
특히 추운 겨울철이 되면서, 밖에 나가기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혈당 조절을 위해서라도 식사 후에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나름 제 스스로 하고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아직까지는 약속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결국 추울 때는 집안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심심해서라도 TV를 안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속 시끄러운 정치와 같은 프로그램을 피해,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맘에 드는 프로그램을 몇 개 찾았습니다.
결국 리얼리티(Reallity)네요
제가 찾은 프로그램은 결국 리얼리티와 다큐멘터리 같은 것입니다. 최신 프로그램은 아니고요.
미국 알래스카 베링해에서 겨울 시즌에 활동하는 대게잡이 어선단의 일상을 촬영한 '생명을 건 포획(Deadliest Catch)', 역시 알래스카에서 금광 발굴 작업을 하는 '골드러시(Gold Rush)', 호주 아웃백에서 오팔을 찾는 광부들의 이야기인 '오팔헌터(Opal Hunter), 그리고 중고차를 구매해서 수리 또는 튜닝하여 판매하는 '휠러딜러(Wheeler Dealers)'입니다. 어찌하다 보니 전부 해외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네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디스트 캐치'나 '골드러시'는 내용 중 상당 부분에서 "삐"처리가 되어 나옵니다. 어쩔 때는 문장의 반 이상이 "삐" 처리가 되어서 나오는데, 그만큼 힘들고 위험한 상황인지라 험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번역하신 분도 정신적으로 참 힘드셨겠구나' 하는 생각도 간혹 듭니다.
각 프로그램을 구글링 하거나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바로 보이기 때문에, 제가 별도로 내용을 설명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이런 다큐멘터리도 100% 리얼리티를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통 악마의 편집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도 일부는 편집을 통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누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비가 노후화되어 고장 나는 것, 사고로 다치는 것, 통발에 게가 한 마리도 안 잡히는 모습, 금 조각 하나 없는 텅 빈 슬루스 박스(금을 거르는 장치)를 보며 한탄하는 장면, 캐도 캐도 돌덩이만 나오는 오팔 광산에서 욕심내 일하다가 더위를 먹고 토하는 장면, 그리고 낡은 중고차를 고치면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 등은 조작할 수 없는 사실(Fact)입니다.
TV를 보면서 저들이 원하는 '제발 통발에 대게가 많이 들어가 있기를', '슬루싱 후에 금이 많이 쌓여있기를', '돌이 쪼개졌을 때 값진 오팔의 색상이 보이기를', '중고차가 좋은 주인을 만나기를'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왜 전혀 저와 상관없는 이들의 상황을 공감하며 안타까워하고, 기뻐할까요?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상황을 타계해 나가는 그들의 진정한 노력에 감명을 받는 것 같습니다.
요즘과 같이 미래가 불투명한 우리 상황을 보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로부터, 잠시나마 벋어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