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국가근로장학 담당자인 사서분께 서약서 2종 및 학업 시간표, 근로 시간표를 제출했다. 학교 다닐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이번 근무 등록과 관련해서 단톡방 공지로 머리가 아파질 만큼 긴 설명글을 보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눈에 잘 들어오고, 또 잘 읽혔다. 공부도 그렇고 여러 경험들도 그렇고 처음 할 때만 고생하면 두 번째부터는 역시 수월해지는 것 같다.
오늘까지 마감인 외부 장학도 하나 신청을 완료했다. 그동안 외부 장학을 몇 번 신청했지만 선정된 적이 없음에도 할 수 있는 건 꾸준히 하고 있다. 기회가 있었음에도 '귀찮다고, 어차피 안될 거라고' 하지 않은 경험을 늘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귀찮지만, 번거롭지만, 어차피 안될 거지만 '그래도 했다'는 경험을 늘리고 싶다.
장학 선정이 안 되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다.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 학생들이 많을 것이고, 나보다 더 간절한 학생들이 많을 것이고, 나보다 더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선정된 학생들의 자소서를 읽어볼 기회가 있다면 좋을 텐데. 2014년에 들었던 [고전읽기:그리스비극] 강의에서 B+를 받고서 A+를 받은 학생들은 어떤 답을 쓴 건지 궁금해했던 일이 생각나는 시점이다.
이번 신청에는 복지관 추천서가 필요해서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의 권역활동을 하며 알게 된 복지사 분께 부탁을 드렸고, 제출도 복지관에서 해야 해서 거기까지 도움을 받았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부탁을 드리게 된 게 죄송스러웠지만 간신히 견뎠다. 또, 부탁하는 입장에서 재촉하는 것 같이 되지 않게 하려고 조심했다. 아무리 좋은 일을 기꺼운 마음으로 돕는 사람이라도 요구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한 감상이 들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혹여나 조금이라도 안 좋은 기분이 들 수 있도록 만드는 행동은 되도록이면 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증빙 서류와 내가 쓴 자기소개서, 복지관 추천서를 첨부해서 복지사님께 메일로 보냈다. 자소서 내용을 복지사님이 보신다는 게 꽤나 민망했지만 그런 종류의 민망한 일들을 충분히 연습했다보니 그것 또한 대수롭지 않게 잘 넘겼다. 이제야 그걸 할 수 있게 됐다.
복지사님이 나를 위해 번거롭게 일해 주시는 걸 보면서, 장학 담당자에게 문의 메일을 보냈던 때가 생각났다. 바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한 질문 내용 일부에 대한 답변이 잘 돼있지 않았다. 긴 글도 아니었다. 사무적이고 공식적인 어투로 챗봇같이 정해진 답변만을 하느라 그런 걸까, 아니면 혹시 내 질문이 답변할 수 없는 내용이었던 걸까. 답답함을 좀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 복지사님께 더 감사했다. 다음에 복지관에 가게 될 일이 생기면 내가 만든 베이커리 간식류나, 레몬청이나를 하나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저녁에 유치원 A에게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