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이 없다

그들의 침묵

by 오늘도스리

7년 전 그녀와 그.


그들에게 사랑스런 아이, 스리가 찾아왔다.

이제 그녀는 애미가 되고, 그는 애비가 되었다.

조용하던 그들의 식탁에 대화가 시작되고, 웃음소리가 피어났다.


하지만, 애비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애미와 스리의 대화에 애비는 없다. 애비의 시선은 폰을 향해 고정되어 있다.

스리가 첫 이유식을 먹을 때, 사과를 손에 쥐고 쪽쪽 빨아먹다가 거실로 날아갈 때, 엄마아빠 음식에 관심 보이며 손을 뻗을 때, 스리의 함박웃음을 바라보며 기뻐하는 것은 애미의 몫이었다.


애미는 생각한다.

애비에게 “폰 좀 치워.”라는 말을 다시 해야 할까?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했던 말인데, 끝까지 폰을 놓지 않았던 그. 스리와 함께 하는 식탁을, 모두에게 좀 더 좋은 추억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애미는 이내 고개를 떨군다. 주말부부로 독박육아 중인 그녀에게, 다시 말을 꺼낼 힘이 남아 있지를 않다. 스리에게 말 걸기에도 벅차다. 스리만 신경 쓰자. 스리만.


말이 트인 스리가, 식사 중에 가끔 애비에게 말을 건넨다.

듣지 못하는 애비. 아무 말이 없다.


“애비야, 스리가 아빠한테 뭐 물어보잖아!”

“어? 어... 뭐라고?”


애비는 생각한다.

일주일 만에 돌아온 집. 사람 온기가 서려있다. 쉬고 싶다.

올 때마다 쑥쑥 자라 있는 아이. 너무 귀엽지만, 낯설다.

아이가 말을 걸어온다. 두렵다.

“어~ 응.” 애비는, 애미처럼 해 줄 것이 없다.

말 대신 화면을 터치한다.

... 자신이 빠져주는 게 도와주는 것만 같다.


셋이 된 식탁에서 그들은 둘일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밖을 향하지 않고, 더욱더 안으로만 들어갔다.

들리는 소리는 스리와 애미의 조잘거리고 웃는 소리뿐.

그들의 시간은 멈춘 듯이 흘러갔다.


한 달 전, 스리의 한마디가 있기 전까지.


“아빠는 왜 밥 먹을 때 폰 봐? 나도 보고 싶잖아!”


아이의 이 말이, 다시 말이 되는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