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바닷가에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을 명소가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붉게 물드는 석양, 그리고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길 바로 닭머르해안길이다.
‘닭이 흙을 파고 앉은 모습’에서 이름 붙여진 닭머르 바위에서 시작해 신촌포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전부 나무 데크로 조성돼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다.
드라이브 도중 잠시 멈춰 바다 전망대를 거닐거나, 10월이면 황금빛 억새로 변한 길 위를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가을의 정점은 석양 무렵이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내려앉는 순간, 붉게 번진 하늘과 은빛 억새가 만들어내는 장관은 다른 계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더욱이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어 소박하지만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아직 대규모 관광지로 알려지지 않아 붐비지 않는 점도 매력이다.
한적한 길 위에서 계절의 여유를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닭머르해안길. 올가을, 진짜 힐링을 찾는다면 차로 가볍게 들러 산책하며 노을과 억새를 만나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