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고 충전을 해요.
지금은 잠시 멈춤을 끝내고 나를 찾아 떠날 시간이다.
3년을 준비하고 딸은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딸의 부재로 나의 생활도 다시 3년 전으로 돌아온 샘이다. 함께 준비했고 서로에게 격려와 응원을 해주며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이륙과 동시에 나와 딸의 새 생활이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머무는 일주일 동안 딸은 딸의 생활을 찾아 적응해야 하고 나 또한 내 생활의 준비를 위한 시간들이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전화나 만남을 자주 하지는 않더라도 가끔씩 봐도 반가운 사람들이다. 오랜만에 얼굴을 대하니 외모의 변화부터 눈으로 살핀다. 얼굴에 주름은 얼마나 늘었는지, 얼굴 표정은 밝은지, 머리 스타일은 변한 것이 있는지 없는지.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고 주변 생활들, 가족이야기, 취미생활, 돈 되는 이야기 등 밀린 이야기를 하려면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어떤 화제는 서로 공감하고 또 어떤 대화는 대충 흘려듣기도 한다. 사는 곳이 어디든 비슷한 나이대의 생활이 별반 다르지 않아서 더 좋다. 이번에도 서로 주고받는 정보와 알고 있는 유용한 정보 등 나눠야 할 대화는 쉼 없이 계속된다.
약속을 하고 만나서 덮밥으로 점심을 먹고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대화가 끊기는 틈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삼삼오오 모여서 비슷한 모습들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이런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이 주는 평온함이 좋다. 어느 한 곳 별다를 것 없고 목청 높여 말하는 사람 없이 다들 살아가는 이야기에 웃고 즐기는 모습들이다.
이렇게 함께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아쉽고 짧다. 걱정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좋은 일은 부러워도 해주며 걱정은 덜어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 애틋할지도 모르겠다.
다음을 위해 만남을 멈추고 다시 서로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시간이 우리는 서로 대단한 무언가를 나눈 것처럼 자존감이 충만해진다. 이제 잠시 멈추던 나의 시간들을 살아갈 충전이 되고 있다. 충전이 끝나면 딸의 홀로서기를 지지하며 나 또한 당당히 홀로서기를 시작하련다.
삶은 때때로 충전이 필요하고 나눔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