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드디어 강아지 ‘치카’를 만나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설렘과 함께 묘한 걱정이 함께 밀려든다. 행복이는 “내가 많이 도와줄게!”라고 힘차게 말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일부터 모든 책임이 내게 올 가능성은 거의 100%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적어도 산책만큼은, 꼭 함께할 거라 약속했다.
아이는 늘 그렇게 말로는 자신 있게 시작하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진심이라는 걸 알기에 고맙고 든든하다. 사실, 반려견과 한 번의 이별과 슬픔을 겪었기에 이번에는 더 최선을 다해, 더 깊이 마음을 주고 키우고 싶다.
그때의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 만남이 더 조심스럽고,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입양을 결정한 견종은 골든 레트리버(Golden Retriever)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견종 중 하나이고, 특히 이곳 호주에서는 정말 흔한 품종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진돗개나 동네에서 흔히 보던 '똥개'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반려견이다.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골든 레트리버와 인생의 마지막 반려 시간을 함께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왔고, 행복이도 여러 견종 중에서 결국 골든 레트리버를 자신의 개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름은 아주 특별하게도 ‘치카(Chika)’로 정했다.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행복이가 처음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는 이름’이라며 이야기하더니, 시간이 좀 지나서야 솔직히 털어놓았다.
“사실은… Five Nights at Freddy's에 나오는 ‘치카 더 치킨’에서 따온 이름이야.”
그 말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 그 치카는 노란색 닭 모양의 로봇 캐릭터인데, 공포 게임에 등장하는 애니마트로닉 인형 중 하나다. 성별은 여성으로 설정돼 있지만, 그 이름을 우리 반려견에게 붙이기에는 살짝 애매했다.
그래서 다시 검색을 해보니, ‘Chica’는 스페인어로 ‘소녀, 여자아이’라는 뜻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우리는 마음을 모았다. 그래, 이번엔 단순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를 넘어서
‘우리 가족의 귀여운 여자아이’로서치카라는 이름이 꽤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강아지의 이름은 치카로 정해졌다.이름 하나에도 웃음과 토론, 검색과 타협이 있었기에
그 이름은 단순한 부름이 아니라,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치카는 우리 집의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이 되었다. 하루하루의 루틴에 치카의 숨결이 더해지고, 우리 집에는 조금 더 자주 웃음소리가 퍼지고, 누군가는 치카의 밥을 챙기고, 누군가는 산책을 함께하며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사람도 아니고, 말을 할 수도 없지만 치카는 분명 우리의 삶을 바꾸어줄 존재다. 작은 발소리, 흔들리는 꼬리, 따뜻한 눈빛 하나하나가 우리 일상에 조금 더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거라고 믿는다. 처음 만나는 날의 설렘, 그리고 앞으로 함께하게 될 계절들. 치카와 함께 걷게 될 모든 날이우리 가족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이 되기를.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