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치카를 데려오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고, 공기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하필이면 이런 날, 하필이면 이토록 먼 길을 가야 하다니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 기다려온 만남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 조심스럽고 설렜다. 우리는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존재다. 나는 그런 존재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예전에 함께했던 폼스키 대박이와 치카를 비교를 했다. 치카를 픽업하려 가는데 대박이를 처음 만난 날이 기억난다.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혈기왕성했다. 정말 ‘강아지답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고, 예측불허였다. 그때는 그것이 정말 예뻤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시작이었다. 솔직히 말해 대박이를 돌보는 그 시간은 쉽지 않았다. 힘들고, 지치고, 때로는 내가 준비되지 않았던 감정들이 밀려왔다. 그래서 내심 마음에 준비를 했다. 그런데 치카는 달랐다. 행복이의 테니스 경기가 끝난 뒤, 아들 친구 로키를 픽업해 함께 빗속을 달려 1시간 30분 거리의 픽업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드디어, 치카와의 첫 만남.
내가 그녀를 처음 안은 시간은 오후 5시 30분였다. 그런데 대박이와 달리, 치카는 그 순간 잠을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얌전해서, 강아지답지 않은 느낌마저 들었다. 참고로 둘 다 암컷이다. 치카는 고요했고, 작았고, 따뜻했다. 작은 생명 하나가 내 품에 조용히 기대어 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 치카는 두 번 토를 했다. 아마도 차멀미였을 것이다. 엄청 신경 쓰면서 운전을 했는데 속이 안 좋았을 텐데, 짧은소리 한 번 없이 버텨준 치카가 기특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짠했다.
집에 도착한 뒤, 물을 주고 오줌도 보게 하고 임시로 마련한 작은 공간에 치카를 넣어주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혼자 낯선 공간에서 외로웠던 걸까. 나는 급히 핫팩을 데워 치카의 공간에 넣어주었다. 따뜻함을 느낀 치카는 곧 울음을 멈췄다. 그 조용한 순간이 그렇게 고맙고 안도되었다.
그리고 일요일 새벽 3시. 또다시 치카의 울음에 잠이 깼다. 나는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마법처럼 작동하는 핫팩 하나를 다시 데워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따뜻한 기운을 느끼며 다시 조용히 잠에 들었다. 그 새벽, 나는 혼자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도 결국은 강아지구나.”
아침이 되자, 온 하루가 치카에게 마음이 쏠려 있었다. 그런데 한 포스트에서 보게 된 글에 따르면,
입양 후 첫 일주일은 너무 많은 관심보다 혼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최대한 신경을 덜 쓰려고 노력해 보았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눈이 가고, 작은 숨소리에도 귀가 쫑긋해진다. 게다가 행복이도 치카를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치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냥 못 지나치겠어.”
그 말에 웃음이 났다.
결국 우리는 함께 가까운 쇼핑센터로 향했고, 치카에게 줄 더 많은 장난감과 간식들을 잔뜩 사 왔다.
치카는 이제, 우리 집의 아주 작고 따뜻한 존재로 들어와 하루하루를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
나는 안다.
사랑은 때때로 준비 없이 오고, 우리는 그 사랑 앞에서 다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다.
나는 치카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