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yal Children’s Hospital(왕립 어린이병원)에 다녀왔다. 왕립 어린이 병원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이 높은 의료 시설이다. 호주의 의료 시스템은 응급 의학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어 응급 환자의 경우 수술비보다는 사람을 살리고 보자는 시스템이다. 다만 반대로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자신의 차례를 엄청나게 기다려야 한다.
행복이의 친구 알렉스가 병원에 입원했다. 톰 가족이 주말에 지인들(톰이 만든 그룹에서 만난 두 아이의 엄마 가족들)하고 놀러 갔는데 건강했던 알렉스가 갑자기 주저앉아 걷지 못하는 증상을 보여 급하게 병원에 찾아갔던 것이다. 급하게 어린이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 결과 바이러스에 의한 횡단성 척수염으로 척추뼈 속에 있는 척수에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 경우 감각 이상이나 운동 저하 등이 생기고, 몸의 특정 부위가 마비가 될 수 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환자 중 약 1/3이 회복되며,1/3에게서는 일부 문제가 지속되고 1/3은 거의 회복되지 않는다. 다행히 톰 커플은 알렉스가 이상한 증상이 보이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왔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기에 그나마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정말 '이게 무슨 자가 봉창 두드리는 것처럼 황당한 상황이지? 생각이 들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소식을 듣자마자 서둘러 병원에 가보니 아직 2살도 안 된 아이가 병원에 누워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를 맞는 모습이 보여 정말 내 가슴도 찢어지는 것 같이 아팠다.
톰과 히스에 지극한 간호와 꾸준한 재활 운동으로 많이 좋아지고는 있는데 아직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알렉스를 보자마자 행복이가 뛰어가서 안아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둘이 켜 안은 모습을 보고 두 아이의 우정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상황이 제일 두렵다. 아무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찾아오는 불행같은 사건들...
행복이는 알렉스가 왜 병원에 있는지도 모를 것이고 알렉스는 왜 자신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지 알까? 이렇게 어린아이가 이 상황을 받아 드릴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이상황을 100프로 받아 드리기 힘든데 말이다.부모의 마음은 또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