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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코치 Jul 28. 2024

13. 오십 중반에 다시 읽는 논어와 손자병법

<제2부> 하, 인생이 생각보다 길구나...

인문학, 고전...


이런 거창한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아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구나 한 번쯤은 '논어'와 '손자병법'을 직·간접적으로 접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회사에서 힘든 시기가 닥쳤을 때 몇 번 읽어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던 기억이 있다.


서점에 나가면 '논어', '손자병법'은 수많은 저자와 역자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해설해 놓은 책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그중에는 '오십에 읽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책들 또한 여러 종류가 나와 있어 눈길을 끈다.


'오십에 읽는...'의 의미가 무엇일까?


실제 통계가 보여주는 평균수명이 80대를 훌쩍 넘기고 있고, 흔히들 '100세 시대'라고 일컫는 지금 '오십'은 딱 중간 정도 지점이다.


물리적으로 보면 살아온 날도 결코 짧지 않은 반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 또한 만만치 않은 나이다.


사회적으로는 줄곧 앞만 보고 달려온 직장 생활을 접고, 이제 인생이 무엇인 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정에는 성장한 자녀가 대학을 다니면서 목돈을 소비하고, 빠른 경우는 결혼을 준비하느라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젊고 아름다운 시절 만나 뜨거운 사랑을 했던 부부는 이제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요일이 적혀 있는 약통 하나쯤은 각자 보유하고 있고, 이런저런 건강관리를 위해 돈을 소비하는 폭이 커지고, 자칫 갱년기의 터널에 빠져들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공자는 '사십'을 '불혹(不惑)'이라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 하였고,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 하였지만, 지금 오십 중반이 된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마음이 흔들리고, 그동안 죽으라 일했지만 아직도 애를 키우고, 먹고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니 어찌 된 일일까?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확신에서 다소 위안을 삼는 정도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것 같다.


지난 인생 전반전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그렇게 달리기만 해도 '회사'라는 울타리가 나를 보호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 평범한 사실을 퇴직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일상에서 늘 일정한 신분이 보장될 수 있었고, 나날이 발전해 가는 나의 '명함'은 나의 사회적 지위를 대변해 주었다. 신용카드 만들고, 은행 대출받는 것 또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아빠 직업을 이야기할 때 고민 없이 당당하게 써낼 수도 있었다.


이제 후반전을 시작하는 나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롯이 '나' 자신의 힘으로 남은 시간을 만들고 개척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솔직히 두렵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제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남은 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울타리가 없기에 나 혼자서도 흔들림 없이 일정한 방향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만의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논어'는 내가 '어떠한 사람'이어야 할지에 대해 길을 가르쳐 주고, '손자병법'은 '어떻게 행동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행동지침을 알려 주는 것 같다.


왜, '오십에 읽는...'에 대한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린 느낌이다.


이제 나만의 '철학'으로 단단한 사람이 되자.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 전반전에 못다 한 '나의 꿈'을 실천하고 살아보자.


물론 그동안 묵묵히 나를 응원하고 곁을 지켜준 나의 '가족'들과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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