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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침을 걷다

by 최코치
아침 산책 : 정중동(靜中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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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아침 6시면 옷을 주섬주섬 입고 산책을 나간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대규모 단지여서 아파트 내 산책으로도 충분한 운동량을 얻을 수 있다. 아파트 내 길을 꼼꼼히 걷고 나면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아침 산책길의 모습은 '정중동(靜中動)' 그 자체이다. 지난밤의 시끌벅적함이 구석구석으로 숨어들어 아직 깨어나지 않은 듯 많이 조용하다. 해가 나오면서 동이 틀 무렵, 잠에서 깬 새들이 짖어대는 소리만이 유일하게 볼륨을 켤 뿐, 마치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이 작동하고 있는 듯 한 조용함이 느껴진다. 많지는 않지만,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무언가 바빠 보인다. 간혹 아침 러닝을 하는 사람들도 가쁜 숨소리와 함께 빠른 발걸음을 교차한다. 나도 비록 산책이지만, 발걸음만큼은 바쁘다. 머릿속도 바쁘게 회전하며 온갖 종류의 일들을 메모리보드에 올려놓는다.



걸으며 무의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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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코치님이 알려주신 대로 걷기를 한 삼십 분 지속하다 보면, 두 다리는 스스로 반복운동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머릿속은 점차 멍~해지기 시작하다가 이것저것 전혀 나의 의도가 없는 생각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 글도 아침 산책을 하며 머릿속에서 90%를 작성하였다. 하루의 일과에 대한 이런저런 정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사실 걷기와 무의식의 관계는 심리학, 철학, 그리고 신경과학 등에서 흥미롭게 연구되는 주제이다. 걷기는 단순한 신체활동 이상의 효과가 있으며, 무의식과의 관계를 통해 창의력, 사유의 과정, 스트레스 감소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챗GPT에 물어보았다. 걷기와 무의식의 관계에 대해 알려진 이론으로 어떤 것이 있어?

1. 무의식적 사고 이론
네덜란드 심리학자 아펠도른 연구팀에 의해 제시된 이론으로 신체적 활동이 무의식을 자극하여 창의적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에 도움

2. 명상의 효과
남방불교에서 2천 년 넘게 수행되어 온 명상법인 마인드풀니스 명상과 비슷한 심리적 효과

3. 창의적 사고와 걷기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앉아 있을 때 보다, 걸을 때 더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사실을 발견



살을 빼기 위해 무심코 시작한 아침 산책은 생각보다 얻는 게 훨씬 많음을 배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침을 여는 느낌이 좋아 계속하고 싶은 면도 있지만, 하루 중 따로 시간 내지 않아도 되는 일거양득(一擧兩得)적 성찰의 시간이 매일 아침 나의 잠을 깨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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