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레시피

09. 쉼표와 마침표 활용법

by 우상권

서울 ○○대학에 다니고 있는 21살 김미경 씨는 아주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어 예쁘게 차려입고 친구들을 만나러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으로 향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라 며칠 전부터 김미경 씨의 마음속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식당에 들어서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다.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옛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부족한 듯하여 모두가 인근 카페로 이동했다. 거기까지는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카페에서 앞서 못 나눈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있는데, 대화를 하면 할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친구 중 몇몇이 자기 자랑을 하면서 결국 자존심 싸움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 김미경 씨의 찝찝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이후로 몇 번 더 모임을 가졌지만, 매번 그 몇몇 친구들 때문에 찝찝한 기분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김미경 씨의 경우가 우리 삶의 일상에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특정 누군가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만남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직장동료가 되었든, 어릴 적 친구가 되었든 살아가면서 서로 간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모두 다른 경우가 많다. 심지어 너무나 사랑하는 사이에도 가치관이나 생각 차이로 싸우기를 반복하지 않는가?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관계십에 있어서 마침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나와 잘 맞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에 연을 끊거나 만나지 않겠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관계십에서 마침표뿐만 아니라 쉼표도 있다. 쉼표를 잘 활용한다면 당신의 관계십은 지금보다 훨씬 다채롭고 자유로워질 것이다. 관계십에 있어서 쉼표란 잠시 거리를 두는 것을 말한다. 관계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것이다. 나와 잘 맞지 않는 관계는 시간을 두고 잠시 쉬어가야 한다. 일정 시간 동안 적당한 거리를 두면 부딪치는 것이 줄어들어 한결 마음도 편하고, 객관적인 시점으로 그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관계 쉼표를 잘 활용한다면 당신의 관계십은 더욱 성숙되고 자유로워질 것이다. 나와 잘 맞지 않는다고 해서 매번 마침표만 찍지 말고 관계십을 적절히 활용해보자.

핵심요약)

관계 쉼표란 주변의 관계 중 나와 맞지 않거나 계속해서 부딪치는 경우, 인연을 끊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관계에는 마침표뿐만 아니라 관계 쉼표라는 좋은 도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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