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아이의 등교길을 따라가 보았다. 책가방을 메고 실내화 가방을 손에 든 아이를 뒤에서 보니 마음이 조금 짠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조금 슬프기도(?) 했다. 하여튼 복잡 미묘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이렇게 아이들이 복작복작한 것도 처음 봤다. 3월의 아직은 찬 공기, 밝게 빛나는 아침 햇살, 아이들의 종종걸음들이 새 학기의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꽁냥이(아이의 애칭)는 꽤나 씩씩하게 걸어갔다. 학교 정문에서 짧게 인사한 후 뒤를 한 번 더 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학교 본관 입구로 들어갔다. 주위를 보니 나처럼 휴대폰으로 아이의 모습을 찍는 이들이 있었다. 카메라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아이들이 다 꽁냥이처럼 1학년 아이들로 보인다. 아마 맞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아이의 모습을 담아두려는 것이리라.
아이가 처음,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노랑색 어린이집 가방을 멨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다. 점점 아이가 나의 품을 떠나 독립된 한 존재가 되어간다는, 그런 헤어짐의 느낌이 조금 서글픈 마음이 들게 했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은 결국 아이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자라나게 하는 것. 부모의 품을 떠나 자기만의 삶을, 자기만의 색깔로 살아내게 하는 데 있다.
그러니 이 모든 과정이 당연하고 또 응당 그렇게 되어야 함에도 한편으로는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생각할 때 마음 한 견이 슬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빛나는 햇살 속에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꼭 쥐어본다. 지금까지 자라준 게 그 자체로 신비이고 놀라운 일이니까.
다시, 학교 정문에서 멀어져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게 된다면 아이의 발걸음처럼, 좀 더 씩씩하게 응원의 마음으로 바라봐야겠다. 한 번 더 나를 돌아보지 않아도, 서글퍼 하기보다는, 잘하고 있다고, 대견하다고, 고맙다고, 마음껏 응원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