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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Mar 14. 2023

어떠한 슬픔도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떠한 슬픔도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견뎌낼 수 있다

_ 이자크 디네센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슬픔을 나누는 데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내 슬픔과 우울의 상태를 꺼내 놓는 건 조심스럽고 어렵다.  



특히 원인을 콕 집어 명확히 알 수 없는 우울, 슬픔, 무기력함일수록 더 그렇다. 나 스스로가 정리가 안 되고 있는데 누구에게 이 상태를 털어놓을 수 있겠나. 하지만 그런 때라도 내 상태와 감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을 때 자신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또 다른 시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다.  



내가 움츠러들어 있는 때일수록 누군가에게 내 마음과 상태를 오픈하기 어려운 법이다. 또한 힘들게 연약한 부분을 드러내고 이야기를 꺼냈지만 원치 않은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되돌아와 마음이 더 쓰라릴 수 있다.



충조평판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잠시라도 내 슬픔의 돌을 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줄 수 있는 그 누군가를 찾아내야 한다. '어떠한 슬픔도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견뎌낼 수 있다'고 한 이자크 디네센의 말처럼 내 슬픔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온기가 생긴다.



분명 연락해서 이야기할만한 그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용기를 내서 이야기할 때 슬픔은 눈에 보이는 것이 되고, 견뎌볼 만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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