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씁니다
나에게 일, 가족, 꿈, 삶이란..
"안 돼! 그냥 입고 가! 지금 시간 다 됐다고 했잖아!!"
아이에게 윽박을 질렀다.
출근을 하고 나서 아이의 그 당황하고 겁먹은 표정과 방에서 소리 없이 울고 있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 생각날 때마다 마음이 시리고 아렸다.
매일의 아침이 힘겨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 출근하기 싫다'는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다. 아이도 안다. 티를 안 내려고 해도 이게 표정에서 묻어나오나 보다. 세수를 하려고 거울을 보는데 어느 순간 굳은 표정의 내 얼굴이 보였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낯선 누군가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유난스레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출근길이 도살장 가는 길처럼 느껴질 때가 너무도 많았다.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더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 다들 이런 마음 누르고 살아가니까. 나만 힘든 게 아니니까.
그런데 아이에게 윽박질렀던 날, 아이가 숨죽여 울던 그 모습이 계속 오버랩된 날, 이 날이 그 날이었던 것 같다.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이제는 계속 붙잡아 두기로 했다.
매일 어딘가에 끌려가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잿빛이 되어 출근하는 내 모습은 비정상이라고 확실하게 진단 내렸다. 내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더이상 피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지, 어떤 '아빠', 그리고 '남편'이 되고 싶은지, 내가 정말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게 진짜 보람 있고 충만한 '삶'인지를 정리해보려 한다.
살기 위해서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고 답을 찾아 보려한다. 살기 위해,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