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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Feb 01. 2021

살려고 씁니다

나에게 일, 가족, 꿈, 삶이란..



"안 돼! 그냥 입고 가! 지금 시간 다 됐다고 했잖아!!" 



아이에게 윽박을 질렀다.


출근을 하고 나서  아이의 그 당황하고 겁먹은 표정과 방에서 소리 없이 울고 있던 이 계속 아른거렸다. 생각날 때마다 마음이 시리고  렸다.



매일의 아침이 힘겨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 출근하기 싫다'는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다. 아이도 안다. 티를 안 내려고 해도 이게 표정에서 묻어나오나 보다. 세수를 하려고 거울을 보는데 어느 순간 굳은 표정의 내 얼굴이 보였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낯선 누군가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유난스레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출근길이  도살장 가는 길처럼 느껴질 때가 너무도 많았다.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더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 다들 이런 마음 누르고 살아가니까. 나만 힘든 게 아니니까.



그런데 아이에게 윽박질렀던 날, 아이가 숨죽여 울던 그 모습이 계속 오버랩된 날, 이 날이 그 날이었던 것 같다.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이제는 계속 붙잡아 두기로 했다.  



매일 어딘가에 끌려가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잿빛이 되어 출근하는 내 모습은 비정상이라고 확실하게 진단 내렸다. 내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더이상 피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지,   '아빠', 그리고 '남편'이 되고 싶은지, 내가 정말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게 진짜 보람 있고 충만한 '삶'인지를 정리해보려 한다. 



살기 위해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고 답을 찾아 보려한. 살기 위해,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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