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야, 어제 저녁엔 아빠랑 엄마랑 어릴 때 거짓말 했던 이야기들을 했었지. 아빠는 라면에 들은 풋고추 조각들을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는 할머니한테 '제가 안 했어요'라고 거짓말을 했었지. (근데 할머니는 왜 라면에 풋고추를 넣었을까? 지금도 의문이야) 아빠가 계속 아니라고 하니까 네 고모가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고, 할머니한테 회초리를 맞았어. 그걸 보고 있자니 더는 거짓말을 못하겠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에게 실토를 하고는 호되게 혼났지.
엄마는 무슨 얘기를 했더라? 그래, 엄마는 어릴 때 밥을 굉장히 천천히 먹었는데(엄마 말로는 다른 가족들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먹었다고는 하지만) 그거 때문에 가족들이 먹고 남은 반찬을 다 먹어야 했대. 이때 어른들은 반찬이 남으면 버리는 걸 거의 못하셨을 거야. 그러고보니 엄마도 좀 불쌍했네. 어떤 날은 엄마가 남은 반찬을 도저히 못 먹겠어서 외할머니가 다른 데 가있을 동안 창문밖으로 입속에 있던 반찬을 뱉어서 던졌다고 했지.
아빠랑 엄마가 이런 이야기들을 하니까 너도 전에 거짓말했던 일 하나를 얘기했지? 어느 날, 밥에 있는 콩이 너무 먹기 싫어서 휴지로 코를 푸는 척하면서 콩을 뱉어서 휴지통에 버렸다고. (이때 엄마 눈이 엄청 커졌지)
그래, 이렇게 누구나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동을 해. 물론 잘못된 일이고 계속 반복해서는 안될 일이야. 하지만 이렇게 잘못했던 일을 털어놓으니까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니?
성경에서는 이런 거짓말과 남을 속이는 행동을 '죄'라고 하지. 그런데 성경에서 얘기하는 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범위가 훨씬 넓어. 왜냐하면 우리가 이미 죄에 물들어 있는 죄인이라고 보고 있거든. 아빠도, 엄마도, 하이도 사실 모두 어쩔 수 없는 '죄인'이란다. 그래서 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하나님 보시기에 옳지 못한 말과 행동을 하곤 하지.
거짓말과 남을 속이는 행동 같은 것들은 하고 나면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하고 어둡게 해.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속에 '양심'이란 걸 주셔서 이런 그릇된 일을 하면 마음이 편치 않게 하셨거든. 아빠나 엄마나 하이나 다 아직은 연약한 부분 때문에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않은 죄를 또 다시 지을 수 있을 거야. 죄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옭아매고 죄책감으로 자유롭지 못하게 해. 또 죄는 눈덩이처럼 금세 불어나는 특징이 있어서 제때 잘못을 털어놓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기도 한다.
하이야, 하나님은 이미 우리가 이 '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주셨는데, 일단 시작은 솔직하게 하나님께 나의 죄를 털어놓는 거야. 하나님과 우리를 갈라놓는 게 우리 속에 있는 죄이기 때문에, 일단 하나님께 내 안에 거짓된 마음과 남을 속이고 싶은 그런 마음을 털어놓는 게 중요해.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거짓말 하거나 남을 속이고 싶은 마음을 이길 힘을 주시고 죄로 인한 억눌림에서 벗어나 자유한 마음을 주실 거야.
아빠는 최근에 '아이자야 식스티원'이라는 찬양팀이 부른 '빛으로 비추시네' 찬양이 참 좋아서 자주 듣고 있는데 이 찬양에는 이런 가사가 나와.
빛으로 비추시네
어둠이 드러나고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시네
빛으로 일어서네
어둠이 밝혀지고
빛 되신 우리 주와
그 생명 길 가네
빛을 닮아갈 때
주가 주신 자유함으로
옳은 데로 돌아와서
별같이 비추네
아빠와 엄마와 하이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이긴 하지만 여전히 죄에 물들어 있는 연약함도 가지고 있어. 그래서 혹시라도 하나님 보시기에 옳지 않은 말과 행동들을 하게 된다면, 그걸 마음속에 숨겨 놓지 말고, 안 그런 척 지나가지 말고, 하나님께 솔직하게 털어놓으렴.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하는 죄의 안개를 물러가게 하고 따스한 빛으로 환하게 비춰주실 거야.
오늘 새벽에 밖에 나올 때는 마침 안개가 꽤 자욱하게 끼어 있었는데 지금 창밖을 보니 이제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아침 햇살이 곳곳을 비추고 있네. 오늘 날씨처럼 네 마음도 하나님이 비춰주시는 투명하고 따듯한 햇살 아래 자유하기를.
오늘도 우리, '하나님의 자녀'로, 자유롭고 신나게 하루를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