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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Apr 03. 2024

하나님 자녀라는 본캐


하이야, 한 때 본캐와 부캐란 말이 유행인 적이 있었어. 본캐는 메인 캐릭터란 뜻이고 부캐는 서브 캐릭터란 뜻이야. 서브 캐릭터는 말하자면 메인 캐릭터와는 구별되는 두번째 캐릭터인 셈이지.



유퀴즈에 나오는 유재석 아저씨 알지? 유재석 아저씨가 원래는 바르고 선한 이미지고, 잔잔하게 웃기는 스타일이잖아. 그런데 어떤 프로그램에서 재석 아저씨가 트로트가수 라는 새로운 역할을 시도해보면서 '유산슬'이란 부캐를 만들었나봐. 이게 인기를 얻어서 요때 '부캐'란 말이 많이 화제가 됐어.



아니, 아빠도 부캐 얘기를 쓰다궁금해서 유재석 아저씨의 부캐로 활동하면서 낸 노래를 들어봤다? 어우, 근데 노래가 웃기면서도 뭔가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야.



싹다~ 갈아엎어 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웜메, 이 가사 뭐니? 완전 뒷북으로, 이제야 아빠는 <사랑의 재개발> 이란 노래에 꽂히고 말았네. 어우, 이 트로트 비트! 아빠도 나이가 들었나봐. 이 노래가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네.



자, 다시 본캐 부캐 얘기로 돌아가서, 아빠는 하이와 아빠에게 중요한 본캐가 있다는 걸 얘기하려고 해. 그게 뭘까? 이 본캐는 아마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될 거야. 바로, '하나님의 자녀'라는 본캐!



하이 네가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런 질문 많이 받을 거야.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떤 일을 하고 싶니?'



사람들은 보통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그 사람의 정체성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지. 또 가장 그게 편리하고 쉬우니까. 이 외에도 어떤 역할이나 가족 내 관계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을 부여하기도 하지. 예를 들면 아빠, 누군가의 딸, 남편, 아내, 이런 걸말야.  



물론 아빠는 너의 아빠이고,  남편이라는 중요한 역할이자 정체성을 갖고 있지. 하지만 이런 것들도 결국 아빠의 진짜 본캐는 아니야. 그저 부캐일 뿐이지.



그럼 다음에 아빠가 할 말은 뭐겠니. 그래, 아빠의 진짜 본캐는 바로 '하나님의 자녀'라는 거야. 일단 아빠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건 이해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거야. 왜냐? 하나님이 아빠에게 생명을 주셨고, 또 친히 아빠의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이 되어 주셨으니까. 이 외에도 더 말할 게 많지만 아빠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설명은 일단 여기까지만 할게.



아빠가 오늘 말하고 싶은 건, 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본캐를 중심에 두고 살아야 하느냐, 이거야.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은 나무로 말하면 뿌리와도 같아. 뿌리가 단단하게 땅속 깊고 넓게 퍼 있어야 뿌리에서 싹이 나고 줄기가 생기고 잎파리가 생기겠지? 뿌리가 없으면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살지 못해.



하이야, 네가 지금은 학생이지만, 나중에 직업이 생기고, 결혼해서 가정이 생기면 여러 역할과 호칭이 주어질거야. 그.렇.지.만  이 모든 게 너의 진짜 본캐는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해.  바꿔 말하면 이런 것들은 모두 부캐에 지나지 않는 거지. 진짜 너 자신이 아닌 부캐에 집중하고 신경 쓰다보면 언젠가는 마음이 공허해질 때가 와. 돈이 많아도, 건강해도, 원하던 목표를 이뤄도, 관계가 좋아도, 사람에게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있지.



'하나님의 자녀'라는 본캐, 이 정체성을 중심에 둘 때 우리는 좀 더 자유하게 살아갈 수 있어. 이 말은 바꿔말하면 하나님으로, 하나님으로만, 나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



하나님이 자녀된 우리에게 바라시는 건 뭘까? 아빠는 네가 태어나고 나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좀 더 명확해지더라. 아빠는 물론 네가 무엇보다 건강하고, 또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고, 네가 원하는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성취를 느꼈으면 해. 또 책을 읽어서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해. 그리고 글을 쓰면서 너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런데 있잖아, 하이야. 이런 것들 다 중요한데, 이것보다 더 중요하고 근원적인 게 있어. 바로, 그냥 네가 존재한다는 거. 네가 아빠의 딸로 있다는 거. 너라는 존재 자체가 존재의 의미인거야 . 네가 아빠의 딸로 살아있다는 게 제일 소중하고 감사한거야. 하나님도 그러실 것 같아. 하나님의 자녀로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아빠를 그리고 하이를 사랑스러워 하시고 기뻐하시지 않을까.

 


그래서 아빠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성경 말씀을 이렇게 받아들여. '하나님 사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물론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해야할 여러가지 일들, 중요하지. 그런데 네가 하나님의 자녀로 존재한다는 것 그 이상으로 중요하진 않단다. 아빠와 하이의 본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 아빠는 이게 신앙의 가장 기본 토대라고 생각을 해.



오늘 비오는 날, 학교 갔다 오느라, 숙제하느라, 크고 작은 여러 일들이 많았겠지. 너의 삶은 너의 삶대로 기쁨과 슬픔 고됨과 수고가 있었을거야. 오늘도 하루를 살아내느라 고생했어 하이야. 이제 잠자는 시간 만큼은 나는 사랑받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본캐를 떠올리며 평안한 마음으로 잠들길. 그래, 하나님의 자녀라는 본캐를 기억하면 우리는 자유할 수 있어. 그러니 자유함과 평안한 마음으로 푹 자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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