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불꽃

천국에 꽃으로 덮힌 동산이 있다면, 그 동산은 분명 목련으로 가득찬 동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백목련만큼 천국에 어울리는 꽃이 또 있을까.

고이 포개진 목련 봉오리에 설렘을, 활짝 피어난 목련에선 환희를. 목련으로 나는 봄의 설렘과 환희를 느낀다.

탐스런 밀알 같기도, 고소한 팝콘 같기도. 한복의 고운 치마폭이면서 아른한 웨딩드레스이기도 한 나의 목련. 목련을 한 가득 눈에 담은 나는 황홀함에 취해 정신을 잃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목련은 빨리 져서 싫다고. 그러나 나는 말한다. 환하게 타오르는 하얀 불꽃 같아서 나는 목련이 좋다고. 그렇게 봄을 밝히고, 어둔 마음을 밝히기에, 타는 듯이 떨어지는 꽃잎도 내겐 아름다움이라고.

오늘도 잠시 숨을 참고 일렁이는 목련을 바라본다. 내 마음도 찬란하게 발화하는 불꽃 되어 함께 일렁인다. 다시 생의 의지를 일깨워주며 고요하고 뜨겁게 내게 외친다.  

나의 불꽃을 태우라고.

타오르라고.

어떤 빛깔이든 좋으니

환하게 타오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