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석가탄신일날 절에 가봤다

절에서 새로 알게 된 것들

by 김이안


석가탄신일다운 석가탄신일을 보내기로 했다. 과연 이날 절에서는 어떤 걸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 절에 간다는 것 자체가 감회가 새로웠다.

시간에 맞춰 절에 도착했다. 알록달록한 연등이 절의 중앙마당 위에 걸려 있었다.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성탄절에 교회에서 성탄축하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석가탄신일에 절에서도 이와 관련된 행사를 할 텐데 그게 궁금했다.


석가탄신일, 절에서 새로 알게 된 것들


1. 법요식

오늘 받은 순서지를 보니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이라고 쓰여 있었다. 검색해보니 법요식은 불교의 법회 주요 의식의 준말이라 한다. 그러니까 불교에서 공식적인 의식 행사를 통틀어 법요식이라 부른다.

스님이 대중에게 불법을 설명하는 법회는 설법 법회라고 하고 기도하며 불공을 드리는 건 기도법회라 하는데 이런 법회가 모두 법요식에 포함된다.

오늘 순서지에는 봉축 법요식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불교의 의식 행사라고 이해하면 된다.


2. 명종

절에서 스님이 종을 치는 것을 처음 봤다. 그리고 웅장한 종소리도 들었다. '명종'은 말 그대로 종을 울린다는 뜻이다. 이때 불교 신자들은 합장을 하며 기도를 했다.



3. 삼귀의 _ 의식곡

기독교에도 찬양이 있는 것처럼 불교에도 찬양이 있었다. 불교에서는 법회 의식곡이 공식 명칭인 듯하다. 삼귀의를 듣는데 이상하게 멜로디가 익숙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군악대 복무 시절 석가탄신일 행사를 준비하며 합주 연습한 곡이었다.

이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4. 반야심경 _ 경전

불교에도 경전이 있다. 법요식 행사 때 회중과 스님이 함께 한글 반야심경을 소리 내어 읽는 순서가 있었다. 찾아보니 반야심경은 불교경전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지고 또 가장 많이 유통되는 것이라 한다. 공식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다음은 오늘 받은 우리말 반야심경의 내용 중 일부다.


관자재보살이 깊은 바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지느니라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과 색이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 상 행 식도 그러하니라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느니라




5. 연등과 헌금

연등을 자세히 살펴보니 연등 아래에 작은 쪽지가 매달린 걸 볼 수 있었다. 법요식 중간중간에도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사다리를 타고 연등에 쪽지를 달고 있었다. 물어보니 연등 접수처에서 얼마간의 헌금을 내고 다는 것이라 한다.

중앙의 알록달록한 연등에는 가족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하며 단다고 했다. 뒤편에 있는 하얀 연등은 죽은 가족을 극락왕생을 위한 것이라 한다. 알록달록한 건 살아있는 사람, 하얀 연등은 죽은 사람을 위한 것.





6. 관불의식

오늘 가장 신기했던 순서였다. 일단 금색으로 된 작은 아기부처님 모형이 상단 중앙에 있던 것도 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했다. 그런데 이 '관불의식'때는 사람들이 차례대로 이 아기부처님 모형 위에 작은 바가지로 물을 부었다.

관불의식은 부처님이 탄생할 때 아홉 마리 용이 허공에서 더운물과 차가운 물, 두 줄기 청정수를 쏟아서 그 물로 아기 부처님을 씻겼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관욕식이라고도 불린다. 이 의식은 더럽혀진 업장(전생에 지은 죄)을 본연의 청정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참회의식이다.

순서상으로 이 의식이 맨 마지막에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관불의식을 하기 위해 줄을 선 것으로 보아 봉축 법요식의 핵심 순서인 것 같았다.




7. 김밥과 절편

원래 코로나19 이전에는 법요식이 끝나면 비빔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은 모든 행사 참여자에게 김밥과 절편을 주었다. 절에서 절편을 먹는 건 처음이었다. 오늘 절에선 거의 모든 게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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