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생각>
카페가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아홉 시다. 나는 새벽 다섯 시 오십 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정확히 오전 여섯 시 오십삼 분에 출근 지문을 찍는다. 청소 도구를 세팅하고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마시고 나면 일곱 시. 이때부터 약 두세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청소를 한다. 청소를 하며 속속 출근하는 마트 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카페 오픈 직원이 출근한다. 매일 아침 나의 목표는 바로 이것이다. 오픈 직원이 등장하기 전에, 그러니까 오전 아홉 시가 되기 전 물걸레질을 제외한 모든 청소를 마칠 것. 물론 목표는 목표일 뿐, 성공한 날은 손에 꼽는다.
원래의 오픈 시간은 오전 열 시였다. 그때는 정 이모와 함께였기 때문에 낙낙하게 이곳저곳을 청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청소 인원이 나 한 명으로 줄고, 오픈 시간도 한 시간이나 앞당겨졌기 때문에, 나는 매일 아침 보이지 않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손님이 오기 전에 어서 끝내야 해, 좀 더 속도를 내야 해!
오픈 시간을 훌쩍 지나 물걸레질까지 모두 마친 후에 첫 손님이 등장하면, 그날은 그래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물걸레질 전에 손님이 등장하면, 머릿속에 경보음이 울린다. 안돼! 아직이야! 아직 청소가 끝나지 않은 자리에 덜컥덜컥 앉는 손님들을 보면 기분이 울적해진다. 손님들이 보기엔 그 자리가 그닥 지저분하지 않아 보여서 앉았겠지만, 나로서는 아주 아쉬운 상황이다. 마치 시간에 쫓겨 미처 문제를 다 풀지 못한 채 답안지를 제출하는 기분이랄까. 시간이 아주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저 자리까지 다 끝낼 수 있었을 텐데.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보내지만, 손님들은 창가 자리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기 바쁘다.
아, 오늘도 실패구나.
오늘도 마감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편집자와 독자들의 타박을 들은 소설가의 심경으로 청소를 끝낸다. 카페 직원이 아바라를 만드는 동안, 선풍기 바람에 땀을 말리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본다. 청소 동선을 바꿔볼까? 방법에 문제가 있나? 오픈 전에 끝내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아닌가, 역시나 불가능한 일인가.
퍼뜩, 얼마 전 보고 온 영화 <미션임파서블>이 떠오른다. 어느새 노장이 된 톰 크루즈가 아직도, 여전히, 변함없이 활약하는 엄청난 영화였지. 매번 불가능한 미션을 보란 듯이 가능케 하는 마성의 캐릭터. 그래 불가능한 미션은 없어!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워본다. 내일 아침은 다르겠지! 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