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사람을 인터뷰 해보세요.

자기소개도 싫은데 옆사람을 소개하라니!!!

by 새봄

세영은 지난주부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지역 여성센터에서 운영하는 독서 논술 수업에 참여 중이다.

첫 번째 강의시간, 강사는 옆 사람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라고 했다.

"옆 사람과 둘씩 짝을 지어서 서로를 인터뷰해보세요.

이름, 나이, 직업 등

그 사람을 소개할 수 있는 것들을 인터뷰하시고 앞에 나와서 서로를 소개하시는 거예요."

처음 보는 사람을 인터뷰하라니.

아이스브레이킹의 한 방법인 것은 알겠지만 부담스럽다.


옆 사람이 세영에게 묻는다.

"전에 무슨 일 하셨어요?"

"저요?"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결혼 전에 방송작가였다는 말이 선뜻 안 나온다.

이건 뭐 방송작가인 것도 아니고 방송작가가 아닌 것도 아니다.

괴롭다. 슬슬 강사가 원망스러워진다.

할 수 없지 뭐. 솔직하게 말해야지

결국 세영은 옆 사람에게 자신이 결혼 전 방송작가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옆 사람은 앞에 나가 사람들에게 세영을 결혼 전 방송작가였다고 소개했다.

그다음은 세영이 옆사람을 소개할 차례,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목소리도 덜덜 떨린다.

내가 이렇게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니. 겨우겨우 발표를 마친 세영은 어디라도 숨고 싶었다.


집에 오는 길, 세영은 오랜 친구와 통화를 했다.

"나, 너무 창피했어. 다음 시간부터 가지 말까 봐."

"뭐야, 너 그 정도였어?"

"응. 그 정도보다 더 했어."

친구와의 통화로 상황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니 자신이 더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냥 이대로 포기할까.


고용센터 상담사가 세영에게 준 과제는 두 개,

그런데 이제 세영에게는 과제가 하나 더 생겼다.

우선, 다음 수업 시간에 참여하기. 그리고 마지막 수업까지 잘 마치기.

'세영아, 너 그런 사람 아니었잖아. 한 번 해보자.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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