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묵묵히 위로를 건넬 것.
세영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내가 아닌 타인은 알 수 없다.
물론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내가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했나?'
'내가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본 적이 있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런 생각이 계속되니 길거리에 지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게 특별하게 보였다.
'저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저 사람 역시 오늘은 잘 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지?'
분명 우리는 모두 노력하고 있다.
세영의 남편도 세영의 아이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잘살기 위해 노력 중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모두 각자의 노력이 버거운 탓에 타인의 괴로움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문득 세영은 세상 모두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격려받고 싶었다. 특히 나의 가족들에게.
나의 가족들에게.
생각이 가족에 다다르자 세영은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의 이유는 알 수 없다.
얼마 전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가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세영은 그 영화조차 공감이 가지 않았다.
세영 옆에는 남자 주인공 같은 남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 정도 남편이면 잘 살 수 있는데. 왜 우울증이야?'
자신도 모르게 김지영을 섣불리 판단했다.
현실 속 남편은 김지영 남편처럼 아내의 괴로움에 공감해주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본인도 힘들기에 공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래,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이 가장 힘들 것이다. 세영 역시 그랬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