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이용자들의 질문에 순간 당황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지난해 어린이도서관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남자 이용자분이 여섯 살쯤 된 딸과 함께 도서관에 자주 방문하셨다.
주로 빌려가시는 책은 '뽀로로'와 '타요' 같은 인기 시리즈였는데,
한 번은 나에게 "아이가 읽을 책을 좀 추천해 주실래요?"라고 하셨다.
그분에게 나는 이렇게 물었다.
"평소에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나요?"
“특별히 원하는 내용이 있으세요?“
얼마 전에는 여자 이용자분이 책을 여러 권 대출하고
데스크에 오셔서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셨다.
'재미있는 책이라니... 나는 어떤 책이 재미있지?"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재미있는 책... 그동안 재미있게 읽은 책을 빨리 생각해…!‘
담담한 척 마음을 가다듬고 이용자에게 어떤 내용을원하는지 물었더니
재미있는 책, 눈물이 나지 않는 책을 원한다고 하셨다.
평소 읽었던 책 중에 눈물이 전혀!!! 나지 않을 법한 책 두어 권을 추천해 드렸다.
그분이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잘 모르겠다.
개인의 취향은 각기 다르다.
나에게 호감인 것이 타인에게는 비호감일 수도 있다.
입맛도 천차만별이라 나에게 맛있는 음식이 옆사람에게는 맛이 없을 수도 있고
카페나 식당의 리뷰를 보고 방문하면 '여기가 대체 왜 맛있다는 거지?'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책 속에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고
책을 읽을 때는 작가의 생각에 나의 생각을 더하기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개인의 취향이 확고한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이용자에게 질문을 건네는 것이다.
"평소에 어떤 책을 좋아하세요?"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으세요?"
"요즘 특별히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으세요?" 등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이용자의 취향을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 답변을 통해 최대한 알맞은 책을 추천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역시 책을 더 읽어야겠어!!‘
'난 아직 멀었어…‘
그때 심정으로는 도서관에 있는 책을 순식간에 다 읽을 것 같다. 고뇌와 동시에 의욕이 넘쳐난다.
새내기 사서지만 이용자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독서 중이다.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추천이 가능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