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유카
감정의 오물을 처리하지 못해 점점 쌓여간다. 누구의 잘못과 선택도 아닌 온전히 내가 선택한 일들이다. 항상 나지막한 목소리로 귀에 맴도는 말들. '넌, 잘못한 것 없어.', '그들이 널 못 알아보는 거야.'. 알아봐 주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무시당하는 느낌은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충직한 개들처럼 그들은 자신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주인을 위해 늘 짖어댄다. 그러나 뒤에선 그들의 주인을 욕한다. 위선덩어리들. 위선덩어리를 야생의 이리 때들에게 던져주고 싶다.
야생에서 자라 보면 안다. 생존을 위한 싸움에서 어떻게 해야 승리하는지. 무리에서 쫓겨난 이리들은 본성으로 살 방법을 찾는다. 습성상 그들은 눈치를 보며, 이리저리 자신이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숨는 직감이 탁월하다.
나는 무리에서 쫓겨난 이리다. 본능적으로 눈치를 보며 산다.
위선덩어리들을 갈기갈기 찢어내고 싶은 마음에 한 번씩 눈치 없이 짖어대며, 본성을 드러낸 탓에 위선덩어리들이 모여 있는 사무실에서 배척당한다. 언제나 무리에 섞이지 못해 위선덩어리들의 주의를 배회한다.
더 이상 무리에서 쫓겨나고 싶지 않은데, 지금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난 쫓겨난 이리다.
눈치를 봐가며, 짖어대야 하는 것이 맞지만, 언제나 타이밍이 비껴가게 짖는 버릇 때문에 어디에도 섞이지 못한다. 70% 물로 이뤄진 인간으로 알고 있지만 난 기름 같다.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는 기름.
슬픔을 써 내려가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자꾸만 욕심이 난다. 남을 끌어내리고 싶은 욕심. 날 짓밟고, 내팽개친 사람들을 끌어내리고 싶은 욕심. 말이 좋아 욕심이지, 질투에 가까운 감정. 아니, 패배에서 싹튼 공격성이라고 말하는 게 더 맞다.
인간은 본능에 따라 순간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생각 없이 실행된 행위를 언제나 후회한다.
생각을 하고 싶어도 처해진 환경에 휩쓸려 본능적으로 발현된 행위의 끝은 항상 좋지 않다. 총구의 끝이 나에게 겨눠진지 모르고 방화쇠를 당긴다. 총알이 몸통을 관통한다. 난 죽었다. 난 죽은 것과 같다. 눈앞의 내 권리를 스스로 지워버렸으니 죽어도 마땅하다.
상대방은 실속을 차리기 위해 미묘하게 타인의 예민한 감정선을 자극한다.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과 한패가 되어 분위기를 조장하고, 여론을 만든다. 처음은 몇몇이 그 뒤에는 여럿이 모이면 그들이 나눴던 말들이 비수가 되어 상대방을 향하게 된다.
쪽지에 적어놓은 미상의 작가의 문장을 되뇌었다. 네 안에는 두 마리 이리가 있다. 긍정과 부정. 누구에게 먹이를 주느냐에 따라 너의 안에 있는 이리가 너에게 반응할 것이다.